<김민호의 ‘레미제라블’ 일본어 노래이야기> 내일이 올거야-




내가 일본인 아내 메구미와 살고 있는 일본엔 올 연초까지만 해도 모두들 올림픽이야기로 들떠 있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마치 올림픽 선수라도 된 것처럼 흥분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3개월도 안되어 코로나로 인해 올림픽이 1년 연기된다는 보도가 나오더니 실망할 틈도 없이 무섭게 확진자가 늘어나고 안타까운 사망자들이 속출하며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병원마다 넘쳐나는 신음소리, 셧다운에 들어가는 수많은 회사들, 손님이 전혀 없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점들, 힘들어 죽겠다고 호소하는 상인들…


그로인한 크고 작은 분쟁과 불신으로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했습니다. 그때 TV를 통해 소개된 한 동영상이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출연한 36명의 배우가 함께 부른 일본어버전의 '민중의 노래'입니다.


싸우는자들의 노래가 들리는가?/심장이 저 드럼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면

새롭게 뜨거운 생명이 시작돼/내일이 오면! 내일이ㅡ

우리 행렬에 참여해/우리와 같은 편이 되어줘

요새 너머에 동경하는 세계가 있어/함께 싸우자!

그것이 자유를 향한 길이야/모두 들리는가?

드럼이 울리는 소리가/그들이 꿈꾸는 내일이 올거야!


코로나사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주고 싶어서 기획한 영상이라고 합니다. 36명의 뮤지컬 배우들도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각자 자신의 집과 사무실에서 녹화한 영상을 모아서 한편의 동영상으로 편집했습니다. 36명의 독창곡들을 하나의 합창곡으로 만든 것입니다. 따로 떨어진 장소에서 부른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화음이 완벽합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그들의 마음이 하나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물든 2020년, 그러나 병실도 방호복도 모자라는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이 있습니다. 손수 만든 마스크를 주변에 나누어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술을 만들기 위해 창고에 저장해 두었던 그 많은 양의 알코올을 소독제를 만드는데 내놓는 주류회사도 있습니다.

일본뿐이겠습니까? 선한 사람들의 선한 손길이 세계 곳곳에서 빛이 납니다. 남이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묵묵히 흘리는 봉사의 땀방울이 많고도 많습니다. 골방에서 남몰래 드리는 눈물의 기도도 많고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믿습니다. 곧 코로나 없는 내일이 올거라는 것을….

김민호(일본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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