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언제나 이맘때면 캐럴송을 흥얼거리며 성탄의 기쁨으로 가슴 벅차련만, 올해는 서둘러 마음에서 세월을 밀어내며 어서 떠나라고 ‘아듀’를 고합니다. “아- 듀-”
코로나야, 떠나라. 떠나가다오./일가친척을 잃은 아픔아 떠나라.
부모 형제를 잃은 슬픔도 떠나라./실직의 한숨도 떠나라.
노인들의 우울증도 가거라./내 아이들을 학교로 돌아가게 하라.
닫혔던 가게문을 열고 막혔던 칸막이를 뜯어내고
연인끼리, 친구끼리, 식당으로 거리로 활보하게 하라.
정말로 힘들고 어려웠던 한해였습니다. 별로 한 일도 없이 1년의 세월을 성큼 배어먹고 연말을 맞습니다. 주님 앞에서 믿음의 무게를 달아봐야할 때입니다. 두렵고 떨립니다.
‘옥에 티’라는 말이 있습니다. 흠이 있다는 뜻입니다. 올해 나는 어떤 ‘옥에 티’가 있을까요?
영성의 사람 다윗은 밧세바로 인하여 어두운 티를 남겼습니다.
온유한 사람 모세는 므리바에서 한 점 티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순수한 선지자 사무엘도 두 아들의 양육에는 티를 남겼습니다.
기도의 사람 히스기야는 연장된 생명으로 얻은 아들 므낫세로 인하여 개인에게 뿐 아니라 역사에 티를 남겼습니다.
기드온은 에봇의 티를, /바울은 바나바와 불화의 티를, /베드로는 주님을 부인했던 티를,
오네시모는 불건전한 과거의 티를 남겼습니다.
죄 없고 티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다른 사람의 티를 정죄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서로의 티를 눈감아 주며 형제의 약함을 함께 짊어지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티를 지닌 옥(玉)이기 때문입니다.
유달리 힘들고 어려운 한해를 보내면서 유달리 많은 ‘티’를 남긴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옥’이라 칭하시니 말구유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여, 올해도 무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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