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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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마중을 나갔더니 당신이 한 손으로 그 여자 손을 잡고

또 한 손엔 그 여자의 가방을 들고 나오더라구요.”

“순간, 이게 뭐지? 나는 아이 낳고 붓기도 안 빠진 몸이지만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당신이 보고 싶어 나갔는데…”

“집으로 오는데 그 여자를 굳이 내 차에 태우고 데려다 준다며

그 좁은 골목까지 어쩜 그리 잘 아는지.”

“나는 그때 나이도 어리고, 당신과 나이 차이도 많고, 할 말도 못하고 살았어요.”


이혼한 여자는 이혼 13년 만에 이혼한 남편을 만나 신혼 초 쌓였던 속마음을 눈물로 토로한다.

“그 여자는 그냥 친한 동료야.”

“나는 단순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게 싫어.

이혼한 남자는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왜 이혼을 했는지도 모른단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전화로 친구를 부르는 장면이 첫 방송을 탔다.


“툭하면 친구를 부르는 것도 변하지 않았네.” 여자의 한탄으로 그날의 방송은 끝이 났다.


‘우리 이혼 했어요’라는 특이한 프로가 한국정서에 맞을까 의아했는데

1호 커플이 이영하ㅡ선우은숙 커플이라고 해서 관심이 있었다.

다소곳하게 착한 여인상인 배우 선우은숙씨가

이혼 13년 만에 다시 합치는가? 기대감도 있었다.


프로그램의 목적을 읽어보니 이혼한 부부가 한 집에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재결합이 목적이 아닌 좋은 친구관계로 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되어 있다.


이혼 때 미처 말 못한 억울함을 푸는가?

이혼 후에 벌어진 사연을 서로 고하는가?

용서와 치유의 시간이 되는가?

이혼한 사람들이 한 집에서 잠을 자면?

첫 방송의 뚜껑이 열렸으니 프로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풀릴 차례이다.


강렬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미처 말 못한 이혼사연을 하소연하기도 하며,

이혼한 부부가 한 집에서 며칠간 마주하는 모습이 영화나 소설 같다

첫 만남을 그르친 이혼한 남자 이영하씨는 다음 만남에서 만회하려는 듯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며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제주도 바닷가 요트 위에서 분위기를 잡기도 하고,

장미 100송이 깜짝 이벤트 마련도 한다. 결혼 40주년이라 했다.

남자는 어머니의 유품 옥반지를 분위기를 잡고 여자에게 쥐어준다.

“금고에 보니 이 반지가 있더라, 당신이 갖는 게 맞지 싶었어.”

“눈물 나네. 너무 예쁘다.” 반지를 받아 든 여자는 감동한다.


다음 예고편을 보니 남자는 기타를 치며 노래로써 자신의 마음을 내보일 모양이다. 노랫말은 마치 인생사 독백서 같다.


ㅡ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을 함께 했고/ 세월 속에 맺은 인연과 세상을 함께했지만/ 어느새 황혼빛 노을 속 저 멀리 바람은 불고/ 왜 이리 쓸쓸할까요/ 사랑하는 중에 이별이 오는가 봅니다/ 사랑이 끝난 후 이별이 오는 줄 알았는데ㅡ


울고불고 하는 여자와는 완전 다른 남자의 면모다.

남자도 애틋하게 부인을 사랑하며 남자도 부부생활이 힘들다는 얘기이다.

이런 남녀의 차이점 때문에 부부가 울고불고 티격태격 하는 것이리라.

어쨌거나 이혼한 남편이 노래로 담은 독백 메시지가

이혼한 부인에게 ‘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이혼2호, 3호, 4호의 커플들이 나누는 대화도

부디 서로 얻어 가는 수확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방송을 보는 이들이나 방송을 하는 이들이나

이혼, 졸혼, 재혼, 결별 등의 부부문제들이

종료되거나 건전한 방향으로 잘 풀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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