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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 Aging-아름답게 나이먹자> 죽음의 묵시록


어릴 적 할머니한테 듣던 옛날얘기 중 가장 무서웠던 얘기는 사람이 죽는 얘기다. 아이들 셋을 집에 두고 떡을 팔러나간 떡장사엄마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주면 안 잡아먹지’ 하면서 떡판의 떡을 다 빼앗아 먹었다는 얘기를 얼마나 덜덜 떨며 들었던지.

성경에도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 했고, 어린아이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고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낫다고 하셨다. 누구도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말씀이고, 누구도 귀한 생명을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말씀이다. 죽이지도 말고 자살하지도 말라는 지엄한 말씀이다.

‘나는 보았다. 달팽이가 면도날 위를 기어가는 것을… 그건 악몽이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소개하며 “어둡고 끔찍합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첫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씨가 3월 10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을 에워싼 다섯 명의 사람이 명을 다하지 못하고 줄줄이 비운에 떠나는 것을 저는 처음 봤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뉴스를 전하던 앵커의 모습이 거의 한 달이 지나도 눈에 선하다.

64살, 모범공무원으로 평생을 산 아까운 분이라 했다. ‘정치고 뭐고 다 떠나서 더 이상 희생을 막아야할 책임이 이재명, 당신에게 있다’며 분을 내는 정치인도 있었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느껴야 그나마 인간’이라고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변 인물이 다섯 명이나 죽었는데도 남 탓만 하느냐’며 한숨 쉬는 사람도 많았다. 결국 법정에서 심판이 가려지겠지만 국회가 허물어질 듯 시끌시끌하다.

“고 이어령 선생은 ‘한, 그것은 체념해버린 분노, 체념해버린 슬픔’이라고 했습니다. 다섯 사람이 품고 갔을 한을 풀어줘야 할 의무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합니다’란 유서가 고인의 부르짖음입니다” 앵커가 전해준 뉴스 말미의 이 말이 숙제처럼 무겁다.

오래 전, 그 국회를 들어가 볼 기회가 내게 있었다. 벚꽃이 만발한 4월의 여의도 꽃길을 거쳐 들어선 당시의 국회의사당은 내게 퍽 대단해 보였다.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해 향수에 젖어서 그랬는지, 내가 미국에서 발행하는 <월간광야>를 한국의 국회의원 몇 분이 구독자여서 그랬는지, 국회에 ‘신우회’가 있다며 초대해 주어서 그랬는지 그때는 국회가 참 좋아보였다.

그런데 요즘 국회를 보면 온갖 생각이 다 스친다. 국회의원들이 변질되었나? 기독국회의원이 없나? 국회신우회가 없어졌나? 의원실 그 높고 좋은 의자에 앉아서 왜 억지로 남을 깔아뭉갤까? 권력을 저렇게 남용하고 휘두르려고 물불 안 가리고 저길 기어 올라갔나? 그 세계는 왜 할 말도 못하고 냉가슴을 앓다가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것일까? 대명천지 21세기 우리나라 국회의 현주소가 고작 그것밖에 안되다니 속이 부글거린다. <원더풀라이프 발행인 박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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