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기간에 사탄들이 모였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줄 것인가?’라는 주제로 비상회의를 하기 위함이다.
사탄A: 나는 그 쬐끄만 선교사를 무너뜨리려고 지금까지 해 볼만큼 다 해봤단 말야. 이제 나는 이만 포기할거야.
사탄B: 나도 이제는 포기하겠어. 고 쬐끄만 여자가 얼마나 끈질긴지 별짓을 다해도 먹히질 않네.
사탄C: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나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려서 국제공항을 모두 폐쇄시키고 발을 묶어놨더니 그놈의 선교사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데로 선교지를 옮겨버리더군.
사탄D: 나는 그 쬐끄만 선교사 앞에서 절대로 안 나타날래. 그 선교사 옆에 있다가는 숨이 넘어갈거 같아.
사탄E: 아니 모두들 왜이래?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하고 있잖아. 그 선교사가 얼마나 많은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줄 알아? 이대로 있다가는 지옥행 영혼들을 다 빼앗아 갈거야. 우리가 더 분발해야 돼.
사탄ABCD: (아무도 대답 없음)
사탄E: (자기 가슴을 마구 쿵쾅쿵쾅 치면서) 아이 답답해. 너희들이 이렇게 멍청이처럼 있으면 어쩌겠다는 거야. 나는 거기까지 손댈 수가 없잖아. 할 일이 지금 태산처럼 많단 말야.
사탄ABCD: (말이 없음)
사탄E: 이렇게 가만히 있지만 말고 너희들이 어떻게 좀 해보란 말야. 이대로 두 눈 뜨고 많은 영혼들이 천국으로 향해가는 행렬을 보란 말야! 그건 안 되지.
사탄ABCD: (잠잠함)
사탄E: 우리가 이대로 손들고 포기하면 대장님한테 혼쭐이 날거야. (한참을 왔다갔다 서성인다) 할 수 없지. 나의 소관은 아니지만 지금은 응급상황이니 내가 나서보는 수밖에 없겠는걸….
쬐끄만 선교사는 변함없이 외친다.
“할렐루야!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에 구원을 얻으리라”
사탄E: 쬐끄만 여자가 지독하군. 지치지도 않네. 코로나로 먼 곳이 막히니 이젠 가까운 데로 전도를 떠나네. 더운 여름엔 모자로 햇빛을 가리고 바닷가를 거닐며 오리려 즐기며 전도를 하면서 약을 올리네. 요리조리 막아보려고 사력을 다하지만 저 여자는 어렵다. 나도 포기다.
'my friend, holy spirit' 이라는 노래까지 부르고 있네. 나도 포기다. 항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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