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성목사의 강단뒤의 고민> 운전이 문제로다
- 하베스트

- Mar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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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를 보다가 운전면허반납 얘기에 귀가 번뜩했다. 60대 운전자가 주민센터에 가서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교통카드 10만원짜리를 받아왔다는 내용으로 시작되더니 그 다음에 70대운전자, 65세운전자, 70대 제주도운전자의 반납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왔다.
고령운전사의 사고가 잇따른다는 애기는 덤으로 후에 나오고 앞으로는 20만원이나 30만원으로 점차 증액한다는 내용으로 뉴스의 끝맺음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시니어들의 운전을 차츰 줄이겠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장수의 복이 터져서 온 세상이 시니어세상인데 새삼 웬 수선인지 솔직히 떨떠름하다.
운전이 필수인 미국도 시니어들의 순발력이 떨어져 사고가 잦다는 뉴스가 자주 등장하고 주르르 그 통계도 나온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도 내가 대수술을 받고나서 운전하는 게 위태로워졌다느니, 안심할 수 없다느니, 예삿일이 아니라느니 이슈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후 아들며느리는 툭하면 내 자동차를 끌고 가고, 아내는 툭하면 자동차 열쇠를 감추고는 시치미를 떼기 일쑤다. 사실 나도 주차실력이 예전 같지 않고, 프리웨이를 달릴 때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이 후들거려서 언젠가부터 아예 엄두를 안낸다. 하여튼 점점 자의반 타의반 나는 운전석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내가 갑자기 “눈감고도 다니던 길”이라며 가끔 차를 끌고 나갔다 오느라 수선을 피운다. 이석증으로 어지럼증이 심해서 몇 년간 운전을 못하던 아내가 새삼 개념 없이 운전을 하겠다고 나서니 나야말로 자동차 열쇠를 감추고 싶은 심정이다.
어제는 차를 세차하려고 자동차를 끌고 세차장을 가는데 문득 물장난을 치며 식구들 자동차를 나란히 세워놓고 집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자동차의 유리문이며 바퀴며 호스에 물을 틀어 묵은 때를 벗기듯 세차하던 추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올랐다. 역시 젊음이 좋았다.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들이나 며느리나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는 잔소리가 터진다. “천천히 가라, 빨간불이다, 조심해라” 결국 잔소리 때문에 나는 운전석 옆자리서 뒷자리로 쫓겨났다. 그래서 굳게 다짐했다.
ㅡ이제부터 잔소리는 철저히 금지한다. 아내의 말대로 버릴 건 지체 없이 버리고 내려놓을 건 지체 없이 내려놓으며 점잖게 늙어간다. 여기저기 벌여놓은 일도 가지치기를 하면서 노인스럽게 살되, 키오스크도 배우고 핸드폰의 새기능도 배우고 살아있는한 꼰대를 탈피하려 노력, 자각하며 산다.ㅡ
묵상의 방법도 변했다.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 시편말씀에 얼굴을 파묻고 깊고 깊게 묵상을 한다. 말씀을 가슴으로 읽고 깨알 같이 노트도 한다. 그리고 그간 교인들에게 평생 했던 설교를 나에게 대입시켜 내 ‘육비’에 말씀을 꾹꾹 눌러 새겨 써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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