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20분이 훌쩍 넘었다. 멕시코 선교를 떠나는 날이어서 새벽부터 서둘러야 하는데 알람이 삑삑 울렸겠지만 몸이 물에 젖은 솜덩이처럼 무거워 일어나질 못했다. 어제는 정말 긴 하루였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어느 권사님이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하여 가서 머리염색까지 해드리고 오니 밤 8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멕시코 선교 채비로 허둥댔다.
눈을 비벼가며 새벽 6시에 겨우 출발, 다른 팀과 엘토로에서 만났다. 샌디에고를 거쳐 국경을 넘어 멕시코 티화나를 향한다. 뻔한 곳이건만 국경을 넘나드는 건 역시 힘들다. 정장을 한 기라성 같은 법무부 직원들이 미국쪽과 멕시코쪽 양쪽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서있으니 지은 죄 없어도 두 다리가 경직된다.
국경을 넘어서면 먼지를 피우는 울퉁불퉁 흙길이 먼저 멕시코 티화나를 알리며 우리를 맞는다. 우리는 그곳이 익숙하고 반갑다. 들뜬 기분으로 짐을 풀고 기도회를 갖는다. 화끈한 멕시코 사람들은 언제나 기도도 찬양도 뜨겁고 열정적이다. 다정한 친구를 만난 듯 우리는 그들과 한 팀을 이루어 전도를 나간다.
만나는 사람마다 전도지도 나누고, 맨투맨으로 침이 마르도록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붙들고 영접기도까지 마치는 게 임무다. 팀원들의 마음과 뜻이 잘 맞도록 노력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기도제목이다. 전도대상자들의 마음에 말씀이 잘 닿을 수 있도록 강력한 기도도 중요제목이다. 전도를 마치고 돌아오면 성령하나님께 열매를 맺게 해달라고 매달린다.
잊을 수 없는 인상 깊은 일도 생긴다. 아주 큰 시장에서 전도를 하고 교회쪽으로 오는 도중에 한 젊은 아버지가 세 아들과 여자아이를 데리고 축구를 하면서 놀고 있었다. 그 사람에게 잠시 축구놀이를 스탑하고 같이 얘기좀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오케이’하더니 큰소리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우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엑기스만 추린 전도지를 들고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모두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것이었다. 기적이었다. 모두가 성령님의 은혜 안에서 기쁘고 즐겁게 영접기도까지 마치고 헤어졌다. 이런 날은 뼛속까지 행복하다.
신영희 선교사님의 생일을 맞아 우리 맴버들이 미리 준비해간 케익과 현지에서 준비한 멕시코 음식 타코를 차려놓고 축하파티를 했다. 일선에서 애쓰고 수고하시는 선교사님에게 위안과 즐거움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간구한다. 우리의 기도중에, 우리의 찬양중에, 함께 계신 주님을 마음 깊이 느낀다. 찬양하라 내 영혼아/ 내 속에 있는 모든 것들아/ 찬양하라 그의 거룩하신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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