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의 생각해 봅시다> 자녀들이 부모의 재혼을 반대한다는데
- 하베스트

- Sep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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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갈 수 없는 곳에 어머니를 보냈다는 말이 있다. 무슨 뜻일까? 고민이 생겼을 때 단숨에 달려와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울 수 있는 따듯하신 어머니, 무슨 요구든지 어떤 응석이든지 모두 받아주실 것 같이 사랑이 넘실거리는 어머니, 어떤 문제든지 탁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폭넓은 어머니, 신이 보내신 어머니는 이런 분일까? “나도 예전에 그런 감정을 느꼈었어” “네가 어른이 되면 이해하게 될거야” “너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지지해줄게” 이쯤 대답하는 분이면 신이 대신 보내셨다는 어머니의 모습일까?
부모와 자식은 공통의 관심사가 있고 소통의 통로가 따로 있다. 그리고 물줄기처럼 핏줄이 흐르는 짜릿함이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공통의 관심사도 줄어들고, 소통도 줄어들고 따라서 대화도, 함께하는 공유도 줄어든다. 아버지가 TV로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아들은 친구와 게임을 하고, 어머니는 TV드라마를 보고, 딸은 패션잡지를 본다면 가족이 엉망이고 개판인가? 아니다. 이것은 현실이다. 각자인 것 같으나 가족은 끈끈하다.
황혼이혼이 많아졌다는 보도는 황혼재혼도 많아졌다는 뜻을 포함한다. 60~70대의 황혼이혼이 많아서 깜짝 놀란 우리가 또 한 번 깜짝 놀란 것은 우리나라의 황혼재혼의 많고 많은 숫자이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게도 부모의 이혼 때는 찬성하고 부추기면서 이해한다던 자식들이 부모의 재혼소식에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들한테 재혼의 뜻을 밝히지도 못하고 하루, 1년, 세월만 보내며 애만 끓는다.
사연을 들춰보면 가장 큰 문제는 재산문제이다. 빼앗길까봐, 줄까봐, 털릴까봐, 그리고 자녀들과 불화가 생길까봐가 주된 문제이다. 연애는 10대, 20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80대 후반도 연애의 감정이 있고, 재혼의 꿈도 있다. 젊을 때는 캠퍼스 커플, 직장 커풀이 있다면, 시니어들은 복지관 커플도 있고, 학교동문이나 동창커플이 있다.
통계청의 2023년 발표에 의하면 65세 이상 재혼건수는 5308건으로 5년전과는 거의 배가 넘는다고 한다. 어쨌거나 자식과 멀어지지 않고 부모의 재혼이 성사되기까지는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큰 걸림돌인 재산상속은 유언장이나 법적증여나 재혼전 미리 재산관리를 마치는 방법을 추천한다.
사실 재혼문제가 아니더라도 부모자식 간에는 부모의 잔소리, 자식에게 지나친 기대감 등등의 문제로 멀어지기도, 단절되기도 한다. 따라서 은연중에 부모도 스스로 독립적인 건강한 삶을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고, 자녀도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생활패턴으로 점차 자리매김 되어왔다.
거기에 부모의 재혼문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혼자녀든 미혼자녀든 이해와 양해사항으로 축복의 결론으로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한 현명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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