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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 Focus>대통령의 눈물


슬플 때는 눈물로 푸는 게 상책이지만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 눈물은 감성을 타고 전염이 된다. 슬픈 심정으로 노래를 부르면 그 감정 역시 전이가 되어 노래를 듣는 사람이나 따라 부르는 사람이나 모두 슬퍼진다.

두 발을 벌리고 서서 낮은 목소리로 ‘Amazing Grace’ 찬송을 불러 사람들을 울린 사람이 있었다. 한 소절 한 소절 이어지는 찬송! 그도 울고, 함께 있던 사람들도 울고, 그걸 지켜보던 TV 시청자들도 울었다. 그의 노래는 울음이었다. 신음이었다.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찰스톤 임마누엘교회 총격사건 추도식에서 그랬다. 벌써 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장면이다.

평화로운 흑인교회에서 예배를 보다가 느닷없이 일어난 흑백간 인종증오범죄의 총기난사로 희생된 두 분 목사님을 포함하여 9명의 희생자 추도예배 때 그랬다. 성스러운 교회에서 벌어진 범죄라서 더욱 슬펐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어메이징 그레이스ㅡ놀라운 은혜’ 찬양을 부르며 총을 가진자는 총으로 망한다는 말씀을 떠올렸을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눈물을 흘린 분이 있다. 가난 때문에 우리나라가 홀대받던 때, 고속도로를 만들고 경제부흥을 해야 하던 절체절명의 그때 그 당시, 우리나라 박정희 대통령은 울었다. 그분의 트레이드마크 검은 선글라스 속으로 줄줄 눈물이 흘렀다. 결국 선글라스를 벗고 손수건을 눈에 대고 흐느꼈다고 한다. 수행원들도 울었다. 없는 자의 서러움이었다.

분단된 아픔을 서로 이해한 서독에게 돈을 빌리고 그 담보로 독일 탄광에서 일할 광부들과 일선 벽지에서 일할 간호사들을 보내야 했던 대통령의 눈물이었다. 파독 광부가 할 일은 지하 1000미터 아래 뜨거운 지열을 받으며 석탄을 캐는 일이고, 파독 간호사가 할 일은 병들어 죽은 시체를 알코올로 닦는 일이다. 나라가 빌린 부채의 담보는 그들의 월급이었다.

당시 서독 뤼브케 대통령의 초청으로 서독정부가 보내준 국빈용 항공기를 빌려 타고 우리나라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서독으로 향했다. 시커멓게 그을린 우리 국민, 서독 광부들과 마주했다. 애국가가 흘러나왔을 때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을 했다. 애국가를 부를 수가 없었다. 대통령도 울고 광부들도 울었다. 간호사들은 육영수 여사의 옷자락을 붙들고 ‘엄마’를 소리쳐 부르며 울었다고 한다.

“조금만 참으세요! 우리 열심히 일합시다! 대한의 후손들을 위해서 일합시다!” 애국심 하나로 뭉쳐져 울었다. 서독 국민들도 울고 서독 대통령도 울었다. 눈물! 그때는 눈물이 있었다. 애국심이 있었다. 그래서 뭉칠 수 있었고 오늘의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요즘은 눈물이 없다. 먹거리 인정도 메마르고 부모자식간의 정도 점점 메말라간다. 슬픈 세상이다. 요양병원에서 간병인들에게 노인들이 매맞아 죽어가도 노인들이 갈 곳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정으로 들끓어야할 인간의 심장이 바싹 말라 부서지는 요즘이다.

정치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한심하다. 그래서 부쩍 나라걱정이 된다. 북한이 연실 쏘아 올리는 핵실험 때문인지, 새정부가 염려되어선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져서인지, 외교순방에 나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너무나 쇠약해보여서 그런지 모르겠다. 하여튼 대통령들의 눈물이 그립다. 위정자들의 애국심이 그립다. <원더풀라이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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