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를 가고 별나라를 간다는 21세기를 살면서 한여름 복중에도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다니 참 서글프다.
오늘은 마스크를 쓰고 코부분을 꼭꼭 눌러 중무장을 하고 교회로 향했다.
이름도 생소한 ‘대면예배’를 드리기 위함이다.
팬데믹 기간에 심장수술을 받은 남편은 숨이 막히다며 툭하면 마스크를 벗어던지길 잘하는데 오늘은 어쩌려나 걱정이다.
대예배실을 들어서는데 오랜만에 친정집에 온 것 같이 마음이 설렌다.
전도사님의 함박웃음을 받으며 늘 앉던 뒤쪽자리로 가는데 잽싸게 달려온 전도사님이 활짝 열린 뒷문 바로 옆에 앉혀 주신다.
심장이 답답해지면 남편은 저 문으로 튀어나가 마스크를 벗어던지면 되는 거다.
그런데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리에 앉자마자 눈물이 터졌다.
흑흑 소리가 날정도로 쏟아지는 눈물!
걷잡을 수 없는 이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예배의 감격? 기쁨?
그간 온라인예배라는 듣도 보도 못하던 예배를 보면서 그나마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걸 감사했었다.
그러다 미국, 한국, 일본의 대형교회 온라인예배를 요리조리 시간을 따져 실시간으로 보다보니 무한 화려하고 무한 웅장한 예배에 은근 매료되었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교회에 직접 참석해 눈에 익숙한 강대상을 바라보며 낯익은 자리에 앉으니 순간 마음에 대지진이 일어나듯 요동쳐왔다.
첫 믿음의 가슴 벅차던 시절, 발이 땅에 닿는지 마는지 둥둥 떠다니던 때 같이 예배의 부름에 행복이 넘쳐왔다. 얼마만인가? 이 희열, 이 충만함이.
그래,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하나님의 전에서 하나님의 품에 안길 때 비로소 가슴속 깊이 편안함이 임하는 법이다.
나는 감격의 사다리를 타고 하늘문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예배의 부름에 흠뻑 젖어 옆에 환자남편이 마스크를 벗었다는 사실도 깜빡 잊고 있었다.
젊을 적 태국 선교사 시절에도 예배의 감격에 펑펑 울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우리의 말에’ ‘우리의 얼’이 있다는 걸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낯선 남의 나라에서 남의 나라 말로 예배를 드리다가 모처럼 선교지를 방문하신 한국 교단 목사님 10여분들과 함께 한국말로 찬양을 부르는데 갑자기 내가 살아있음이 느껴졌다.
내 영혼이 천군천사와 화답하며 숨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뼛속 깊이 새겨져 가슴을 진동시켰다.
그렇다. 예배의 소중함! 주님과 하나됨의 그 순간만큼 귀한 것이 있으랴.
그 순간이야말로 피조물 인간이 최고로 만끽하는 최대의 행복한 순간이다.
<박명순/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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