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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주님의 사무라이



하얀색 2층 건물에 파란 간판, 지붕에는 성인남자의 키만한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일본의 한인교회. 내가 일본인 아내와 함께 다니고 있는 교회입니다. 2층 예배당으로 들어가면 한쪽 벽에는 ‘일본복음화’라고 쓰인 커다란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그 말 그대로 담임목사님을 비롯한 우리 40여명의 교인들은 일본에 복음이 전파되고 많은 일본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이나 미국보다 전도가 힘들다고 합니다. 반감이 있다기보다 일본인은 종교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가끔 복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실한 크리스천들은 차분한 일본인의 성격처럼 교회모임에도 성실하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성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는 이 사람들을 ‘주님의 사무라이’라고 말합니다.

사무라이 정신은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을 상징하는 아이덴터티(정체성)지만 지금은 그 직업이 사라진지 100여년이 지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 사무라이는 본디 일본봉건시대의 무사로 귀인을 경호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그 무사들은 정직하고 떳떳하게 살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주인인 쇼군에게 목숨 바쳐 충성을 합니다. 나는 ‘저런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종이 되었다면 일본에서도 훌륭한 목사와 신학자가 많이 나왔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무라이들의 교육지침서라는 '무사도'의 내용을 보면 무척 흥미롭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칩니다. 마음의 평정심을 지키라고 합니다.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며 인내라고 말합니다. 요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교훈이 되는 가르침들입니다. 이런 가르침들을 어릴 때부터 배운 많은 사무라이들은 전쟁에 나가서도 기꺼이 목숨을 바칩니다. 무사도는 하나님이 아닌 인간쇼군에게 복종하고 충성을 바쳐야 한다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뚤어진 야욕으로 가득 찬 지도자에게 젊은이들이 아까운 생명을 바쳐 충성을 한다면 나라 전체가 전쟁과 혼동의 소용돌이로 빠지고 마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물론 지금은 일본에 사무라이들은 없습니다. 그러나 사무라이정신, 무사도는 아직도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나는 사무라이의 교육서보다 축복과 구원의 길을 알려주는 성경말씀을 일본인들이 마음에 새기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섬겨야 할 주인은 쇼군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일본인들이 속히 깨닫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60만명 정도의 개신교 신자가 일본에 있다는데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1억이 넘는 일본인구의 1%도 되지 않지만 곳곳에서 그분들의 기도로 일본의 복음화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세계 여러 어려운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는 분들을 위해 우리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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