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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의 일본이야기>인기 짱, 100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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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었습니다. 가을의 햇과일이 쏟아져 나오니 경기가 안 좋고 여기저기 안 좋은 소식들이 들려와도 인심이 후해졌습니다. 나누고 베푸는 온정이 많아졌습니다. 모두들 추수감사의 후한 마음들이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도 모처럼 들픈 마음으로 ‘100엔샵’으로 달려갔습니다. 아기자기한 예쁜 생활용품들을 신세진 이웃들과 몇 점씩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일본에 ‘100엔샵’이 있다면 한국엔 ‘다이소’ 미국엔 ‘99센트 매장’이 있습니다. 모두 1000원선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매장입니다. 일본은 ‘100엔샵’이 동네마다 있으며 좋은 제품들이 수두룩해 ‘인기짱’입니다. 그래서 ‘서민들의 친구’라 불립니다. 100엔짜리 동전 하나로 하나의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컨셉이 참 재미있고 참신합니다.

싸구려 물건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겉포장은 싹 빼고 실생활에 꼭 필요한 기능들에 충실하게 맞춘 물건들입니다. 경제가 어수선하니 요즘 더 인기가 좋습니다. 거기 가면 ‘꽃보다 경단’이라는 일본속담이 떠오릅니다. 겉모습이나 명성보다는 내실과 실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의 속담입니다.

 

“국수도 동전 한 닢, 경단도 동전 한 닢입니다”라는 말로 일본은 아주 오랜 옛날 ‘에도시대’부터 지금의 100엔샵처럼 동전 한 닢의 상권이 시장에서 대성공을 이룩했다고 합니다. 경단의 유래도 재미있습니다. 경단은 일본인들이 옛날부터 간편하게 즐겨먹던 떡꼬치요리입니다.

경단 한 꼬치는 4개의 떡덩이가 들어갔는데 본디 3개나 5개가 보기에 더 좋지만 ‘에도시대’ 시장에서는 5개는 동전 한 닢으로 타산이 안 맞고, 3개는 너무 비싼 것 같아 보기에는 좀 흉하더라도 떡덩이 4개가 들어간 경단을 동전 한 닢에 팔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대박’이 난 것입니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100엔샵’을 탄생시킨 지혜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하여튼 포장보다 내용물이 더 중요한 실리는 불경기에도 별로 타격이 없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일본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나는 이 말을 실천하고자 아침에 2시간씩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었습니다. 외국에서 성공하려면 전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나름의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는 ‘일찍 일어나면 3문의 덕을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1문이 옛날 동전 하나이니 직역하면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3개의 동전을 줍는다’는 뜻입니다. 그 말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실천하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과 건강 그리고 근면성실함을 얻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한국과 일본의 속담들을 비교해보니 참 재미있습니다. 교훈이 될 좋은 말들이 참 많습니다. 말보다 실천이 어렵다지만 좋은 말을 실천해보니 정말 실감도 나고 재미도 있습니다. 이제는 좋은 속담들을 하나하나 잘 정리를 해서 벽에 걸어두고 날마다 읽으며 지내야겠습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실천하며 지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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