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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의 일본이야기> 도깨비 이야기로 맞은 새해 



어울리지 않게도 올 새해는 느긋하게 앉아 도깨비이야기를 즐겨보면서 새해를 맞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며 인기리에 하던 방송 ‘도깨비가 가는 길’이란 이야기입니다. 한 도깨비가 산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들은 ‘풍요로운 마음’이라는 말을 듣고는 그 뜻을 알기위해 세상 밖으로 여행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산속에서만 살아온 도깨비는 세상물정을 모르는 탓에 사람들을 만나 그 뜻을 배웁니다. 길에서 첫 번째 만난 사람은 어린소녀였습니다. 소녀는 “웃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질거야”라고 가르쳐줍니다. 어느 부부에게 물으니 “이웃과 나누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라고 합니다. “나누면 양이 줄어들잖아?” 이상해서 도깨비가 되물었으나 부부는 “아니야, 기쁨은 반대로 나눌수록 커지는 거야”라고 알려줍니다.

버스운전사는 “감사하다는 인사 한마디가 나를 기쁘게 한다네”라고 알려줍니다. 맞습니다. 늘 웃으며, 가진 것을 나누며, 감사의 삶을 살면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올해의 지혜로 삼고 살아야겠습니다.

 

새해에 할 일이 또 있습니다. 21세기의 ‘닌자’입니다. 옛날 일본에는 ‘닌자’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사무라이’가 군인이라면 ‘닌자’는 비밀요원입니다. 낮에 활동하는 사무라이들과 달리 닌자들은 주로 밤에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은밀히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면이나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철저히 자신을 감추며 일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모습이 신비롭고 매력적으로 느낀 때문인지 닌자들의 활약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인기리에 만들어져 상영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그런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남모르게 열심히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건 매력 있는 일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처처에 많이 있습니다. 나는 반지 만드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헤아려보니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몇 만개의 반지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 반지로 사랑하는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또 누군가는 부모님께 효도의 선물로 드리기도 하니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인 내 아내는 20년째 보육원에서 보육교사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훌쩍 큰 고등학생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의 ‘제자’라며 자랑을 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런 뜻에서 아내도 또 다른 의미의 21세기 일본의 ‘닌자’입니다.

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의사, 소방수, 선교사 분들도 나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명자들입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낮고 겸손하게 하나님이 맡겨주신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하나님의 ‘닌자’들입니다.

몇 해 전 아내가 정성껏 장식해 벽에 걸어놓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란 액자가 오늘따라 바로 눈앞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닌자로서 이 말씀을 지표로 살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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