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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 동경하는 삶


한국인이 가장 배우기 쉬운 외국어 중 하나가 일본어라고 합니다. 문법의 어순도 동일하고 같은 한자문화권이기도 하기 때문에 단어의 뜻도 다른 외국어에 비해 쉽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일본에는 ‘준코’라는 한국식당이 있습니다. 꽤 유명한 식당입니다. 한국어로는 ‘순자’라는 뜻입니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만화 은하철도 999의 주인공 이름인 테츠로에는 쇠 철(鉄)이라는 한자가 사용됩니다. 그래서 만화의 한국어 버전에서는 ‘은하철도’라 한 것 같습니다.


존경과 동경을 위해서 이름 하나도 중요하다는 말을 하느라 서두를 길게 나열했습니다. 은하철도 999의 만화작가 미츠모토 레이지의 별세소식이 일본뉴스를 통해 전해졌을 때, 그를 동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습니다. 어떤 사람을 동경하며 산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지난달, 6일 밤에는 남한방송을 보면서 남한을 늘 동경하며 살았다는 북한의 어린이를 비롯한 일가족이 어선을 타고 대한민국의 품으로 귀순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동경의 결과입니다.

지난달에 나는 한국을 방문했었습니다. 오래토록 존경하며 동경하던 분들이 생각났습니다. 감사한 분들도 생각났습니다. 내가 동경하는 분 중에는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때는 등록금을 내던 시대인데 나는 3학년 때, 장학금을 받아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가난한 나를 도와주신 담임선생님의 배려 때문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장학금을 전해 주실 때마다 항상 그 돈의 출처를 알려주셨습니다. “이 돈은 학교장학회에서 주신 것이다” “이 돈은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마련해 주신 장학금이다” “세상에는 힘든 사람을 돕는 손길들이 많으니 힘을 내라” “널 도와준 사람은 내가 아니라 이 세상이니 항상 세상에 감사하며 살아라” 선생님은 신앙인으로서 인자하고 올곧게 사셨고 나는 매사에 선생님을 본받고 싶었습니다.

졸업과 함께 나는 그 선생님과는 헤어졌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선생님을 늘 동경하며 그분처럼 살고자 노력합니다. 내 어머니는 매일 새벽기도회에 나가 아들을 위해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벽예배에 나와서 기도하는 어머니들을 볼 때마다 우리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간절히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동경합니다.

일본인들은 ‘당신을 동경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감히 내가 누구에게 동경을 받고자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자 노력하며 삽니다. 헛된 욕심을 버리려 항상 기도하며 노력합니다. 늘 남에게 배려하고 베푸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존경하고 동경하는 몇 분들의 모습이 항상 내 가슴에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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