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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 후지산을 담은 호수



아내와 같이 모토스코호수를 다녀왔습니다. 자꾸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맑은 호수의 물이 커다란 후지산을 한 폭의 그림처럼 비추고 있습니다. 호수가 물을 담는 하나의 그릇이라면 모토스코호수는 후지산을 그대로 담을 만큼 큰 그릇이고 그 안에 채워진 물은 후지산을 거울같이 비출 만큼 맑고 깨끗합니다.

후지산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넓은 대지를 뒤덮은 고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뾰족하게 높이 솟은 산이라기보다는 크고 웅장하다는 표현이 맞는 말입니다. 올해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지 10년이 되는 가히 일본을 대표하는 후지산은 관광객들이 늘 몰려드는 산입니다.

후지산 주변으로는 5개의 커다란 호수가 둘러싸고 있는데 이를 후지5대호수라 칭합니다. 그 호수에서 바라보는 후지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캠핑시즌에는 낚시를 즐기고 배를 타기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천엔짜리 지폐 뒷면에 그려져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천엔짜리 앞면에는 일본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의사의 사진이 있으며 만엔권, 오천엔권의 인물들도 각각 메이지시대에 활약한 계몽운동가와 여류작가입니다. 메이지시대의 일본은 산업혁명기, 사회개혁기라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제국주의의 길로 들어서며 일본역사에 큰 오점을 남깁니다.

1945년 이후 일본의 지폐에는 천황과 유명한 쇼군들의 초상화는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천황과 갑옷을 입은 쇼군들의 이미지가 한국을 식민통치하고 제국주의의 길을 걷던 일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날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 뜻깊은 1945년 8월 15일입니다. 우리 어머니의 생신도 마침 8월 30일이어서 나는 특별한 느낌으로 8월을 보냅니다.

무릇 사람은 그릇이 커야 한다는데 호수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비단 후지산 같은 넓은 마음이나 높은 이상을 꿈꾸지는 않더라도 흠집투성이로 살아온 아픔이나 새엄마와 살아온 지난 어린시절의 세월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후지산을 품을 만큼 넓은 마음은 못되더라도 최소한 호수처럼 맑은 마음으로 주님을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후지산처럼 꿋꿋하고 우직한 아량으로 이웃을 대하고 싶습니다. 자연을 닮은 푸르청청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습니다. 후지산을 품은 모토스코호수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나이 들면서 한발 한발 더욱 나잇값을 하는 성숙한 사람으로 잘 다듬어져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아내의 손을 잡고 호수를 떠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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