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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36가지 새해소원 

    



나의 일본인 아내, 메구미의 부모님은 자식을 대단히 사랑 하시는 분들입니다. 장인어른은 외동딸인 메구미의 어린시절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스마트폰에 배경사진으로 넣고 자랑하며 다니십니다. 장모님은 매주 마트에서 장을 보실 때면 항상 우리의 몫까지 챙겨서 건네주십니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는 식탁가득 손수 음식을 준비하시고 우리를 초대하시며 우리 부부가 식사하는 동안 두 분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으십니다. 그야말로 ‘자식사랑, 내리사랑’이 뚝뚝 떨어지십니다. 명절날도 그렇습니다. 한국사람이 설날에 온가족이 떡국을 먹듯 일본은 새해첫날 가족들이 모여 ‘오세치’라는 요리를 먹는데 그때도 사랑잔칫날입니다.

아내와 결혼하고 처음 맞은 새해첫날, 나는 장인장모님 댁에서 ‘오세치’요리를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1000년 전, 헤이안시대 때 여러 가지 수확물로 만든 요리로 신에게 감사를 드리던 궁중의식이 후에 민간인들에게 퍼진 풍습이라고 합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3단 찬합도시락에 36가지의 요리를 만들어 편식하지 않고 나눠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각각의 요리에는 한해의 소원을 뜻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노인처럼 등이 굽은 새우는 장수를 기원하는 뜻이고, 연근은 가운데 구멍이 숭숭 뚫려있기 때문에 계획한 일이 막힘없이 잘 풀리기를 기원하는 의미이며, 말린 청어알은 물고기가 알을 많이 낳듯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아기가 아닌 이상 오세치요리를 먹는다고 그 소원들이 이루어진다고 믿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음식에 담겨있는 장인장모님의 ‘자식사랑, 내리사랑’의 마음을 아멘으로 받아먹습니다.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먹고 불로불사의 인간이 되고 싶었던 소원과 너무나 비교가 됩니다. 불로초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신하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폭정을 일삼는 그 황제가 영원히 다스리는 나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영화 알라딘의 주인공은 세 가지 소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첫째는 램프의 요정에게 자신을 왕자로 만들어달라는 소원, 두 번째는 자신의 생명을 위한 소원, 마지막 세 번째는 함께 여러 일을 겪으며 친구가 된 램프의 요정을 램프의 속박에서 풀어주기 위해 소원을 사용합니다. 물론 황제보다는 낫습니다. 그러나 부모사랑, 내리사랑에 견주겠습니까?

     

새해 첫날, 36가지 소원을 바라며 먹는 오세치요리! 올해는 음식만 먹지 말고 36가지 기도제목을 만들어야겠습니다. 1)더 좋은 믿음 2)날마다 감사 3)가족의 건강과 행복 4)일가친척의 전도 5)더욱 진한 충성봉사 6)이웃사랑 등등 구체적인 기도목록을 적어서 벽에 붙여놓아야겠습니다. <원더풀라이프>문서선교도 기도제목에 적어야겠습니다. 생각만 해도 입학식을 앞둔 아이처럼 가슴이 부풀어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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