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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 Focus> 그 많던 의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하얀 가운의 의사! 사람들은 그들이 아픈 사람을 안 아프게 만들고 죽을 사람을 살려낼 수 있을 것 같아 존경한다. 그래서 별천지 금수저 같이 대단히 여긴다. 그런데 요즘 정말로 그들의 몸값이 하늘만큼 더 치솟아 의료대란으로 나라가 흔들린다.

의대입학생을 증원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전공의들은 기겁을 해서 단체로 병원을 떠나고, 정부는 이를 잡겠다며 행정처분과 사법절차를 본격화한다 떠들고, 의대교수들은 이에 제자들을 지킨다며 삭발까지 단행, 단체로 덤빈다. 교수들인지 장터 술꾼들인지 행동이나 말투나 그 유치함이 너무나 흡사해서 혼돈스럽다. 돈 때문이 아니라지만 무엇을 노리는 심산인지 그 속내도 아리송하다.

 

물론 의대입학생 증원방침에 반발할 수도 있고, 전문의들의 사직도 있을 수 있고, 의대교수들이 반대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방에 부족한 의사보충을 위해 20년만에 처음으로 의대입학생 2000명을 증원한다는데 그게 목숨을 걸 일인가? 젊은 전공의들이 단체로 사직을 결의하고, 졸업반 의대생들은 단체로 휴학을 하고, 의대교수들은 삭발을 하면서 하얀 가운을 벗어던질 일인가?

결국 의료시스템 붕괴를 맞은 환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려 발을 동동 구르는 신세가 되었다. 화가 치민다. 세상 어느 미개국에도 없는 광경이다. 군병원, 시골병원, 서울병원, 동네병원을 전전하며 “그 많던 의사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울며 신음하는 환자들을 두고 흰 가운을 스스로 벗어던지는 이들이 의료인의 양심이 있는 것일까?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줄 것 같고 어쩌면 성스럽기까지한 그 사명이 어디로 갔는가?

 

자식 같은 자기의 환자를 버리고, 하얀 가운대신 어깨에 붉은 띠를 두르고, 손엔 붉은 팻말을 들고, 거리를 장악하고 앉아 도대체 무얼 하자는 건가? 의대생들은 국제단체에 성명서를 내고, 제약회사 직원들까지 데모대열에 동원해서 그대들 도대체 무얼 하자는 건가?

OECD 국가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지표에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2.6명인 우리는 OECD 평균 3.7명에 비해 헐없이 낮다는 정부 주장에,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와 입원일수 등 의료접근성이 OECD 평균 2배 이상이고, 경상의료비도 낮다는 의료계의 반박이 갈등의 골자라면 결국 언제고 풀어야 할 숙제요 해결해야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국가가 국민을 보살펴야 하듯, 무슨 상황에서도 의사는 환자를 지켜야한다.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벌이는 꼴이 된 이 현실이 21세기 대한민국 의사의 모습이어선 정말 안 된다. 여느 술꾼들이나 막가파들이 벌이는 데모 대열과 똑같은 방법을 쓰는 건 정말 안 된다. 의사는 의사의 상징인 하얀 가운만으로도 그 이름의 의미가 분명 있어야 한다. <원더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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