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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 Focus> 말 잘하는 사람의 연말



한해가 저문다. 올 한해, 붙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시간들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소비한 것은 무엇일까? 입에서 토해낸 말이다. 근본적으로 말이 많은 사람과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 늙고 병들고 아파도 말을 시작하면 끝 모르고 주절거리는 부류는 말이 많은 측이다. 주도권을 잡았다는 착각이건, 인기가 있다는 착각이건 그들은 대단한 고질병자요 꼴불견이다.

물론 겁에 질린 사람도 말이 많다. 무엇을 포장하거나 덮거나 피하려는 이들도 말이 많다. 물론 진실을 토로하는 수단으로도 말은 필요하다. 그런데 대화를 해야 한다. 말을 할수록 문제를 일으키거나, 고급표현을 쓰는데도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화법은 문제이다. 찬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고 정이 뚝뚝 떨어지게 하는 말투도 문제다.

빚 독촉을 하듯 다그치는 말투도, 조순하게 하는 말 같은데 오히려 거친 어조보다도 상대를 옥죄는 말투도, 대답을 강요하는 말투에 얼떨결에 “네”를 해놓고 후회하는 해프닝이 벌어져도 문제다.

 

대화는 대회가 아니다. 시간에 쫓겨서도 안 되고, 속도전을 펼쳐서도 안 된다. “결론만 말해” “요점만 말해”라는 말도 일종의 일방적 싸움이고 강요다. 침묵도 ‘언어’라고 하면서 벙어리처럼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 물론 입은 침묵이지만 얼굴과 표정으로 긍정적인 모범 답안을 표시할 수는 있다.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도 깊은 대화라는 뜻이다.

반대로 무표정과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막판에 ‘괜찮다’한다면 커뮤니케이션 점수는 ‘제로’다. 현대인들의 가장 야비하고 가장 교묘하면서도 파괴적인 소통법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표정은 전혀 괜찮지 않은 것이다. “고맙다”고 말하면서 목소리에 싸늘한 감이 돌아도 파괴적이며 언어적 점수는 ‘빵점’이다.

누구나 상대의 화법에 따라 더 험하고 더 야비한 방비책의 말을 쓰게 되어있다. 문제는 서로 이러는 사이 세상은 할 수 없이 점점 험악해져 가고 만다. 물론 건성으로 대답하고 차갑게 대응하는 화법도 음으로 양으로 나쁜 세상을 만든다.

 

말이란 사람이 가장 의식하면서 노력해야 해야 하는 분야다. 결론은 그래서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에도 표정, 보충설명, 감정의 농도가 언어만큼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적절한 억양으로 적절한 표정으로 진실한 감정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소통이다.

나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이 나로 인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여운이 남았다’라고 한다면 그 대화는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그로인해 세상은 그만큼 좋아진다. 그것이 말 잘하는 사람의 공헌이다.

연말, 한해가 진다. 한해가 닫히는 마지막달 끝자락이다. 말로 빚을 갚고 말로 정을 주고 말로 축복을 주는 사람이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 나로부터 시작해서 좀더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은 이웃, 사회, 나라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원더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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