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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아메온나와 추수감사


일본에는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란 뜻의 ‘아메온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풍이나 운동회, 이사하는 날처럼 특별한 날에 아메온나가 참석하면 그날은 꼭 비가 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싫어합니다. 물론 진짜로 그럴리는 없지만 “이번 소풍에 그 아메온나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맞아. 그 여자애가 있으면 항상 비가 오니까”라며 쑤군댑니다.

반 친구들이 쑤군대는 말을 들은 소녀, 아메온나는 소풍날 혼자 쓸쓸히 집에 있었습니다. 그런 아메온나를 한 농부가 찾아와 위로해줍니다. “소풍의 계절 봄에 비가 오지 않으면 1년 농사를 망치게 된단다. 지금 내리는 비는 우리가 풍성한 수확물을 얻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인거야”

그러나 어린 아메온나의 상처가 치유되는 데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니 논밭에 곡식이 황금색으로 무르익었습니다. 그때서야 아메온나는 비로소 농부들과 함께 봄에 비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뻐했습니다.

25살 젊은 나이에 나는 아메온나가 되어 낯선 일본에 오게 되었습니다. 1년 사이에 연달아 많은 일을 겪고 실직까지 겹쳐 어려움에 시달리며 아메온나처럼 절망의 늪에 빠져있을 때 마침 일본에서 일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고, 나는 도망치듯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왔습니다. 현실도피였습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니 도피도 아니고, 상처도 아니고,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착하기로 소문난 일본인여성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날마다 가정천국을 이루며 산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정말 축복입니다. 좋은 교회에서 해마다 추수감사절을 맞는 감사도 빼놓을 수 없는 감사입니다.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신앙을 고백을 하던 날,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아내와 결혼식을 하던 날, 그리운 엄마가 천국에서 기다리시니 나 또한 천국갈 수 있도록 신앙생활 잘 하겠다고 다짐하던 날… 이날들이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수확이고 추수감사입니다.

내가 주님을 모르던 어릴 때부터 나를 위해 걱정하며 기도의 씨앗을 뿌리시던 엄마와 이모들의 기도가 열매를 맺었듯이 나도 친가쪽 모든 일가친척들이 복음화 되도록 기도의 씨앗을 뿌리겠습니다. 일본에서의 삶을 아메온나로 시작한 나에게 사명으로 주신 나의 아메온나들이 속히 돌아오는 수확의 날을 기다리면서 이번 추수감사절을 더욱 의미 있게 지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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