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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세상보기> 불쌍한 목사님들 


내가 법률을 다루는 단체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억울한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지만 이번처럼 꼼짝달싹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고소를 당한 분은 처음입니다. 대개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호소도 변론도 하면서 법망을 피하며 사는데 대개의 목사님들은 성서에 고소하지 말라고 했으니 억울한 일을 당해도 불쌍하게도 그냥 꾹 참고 사십니다. 그런데 이번 일은 몰라서 당한 문화적인 일이기에 불쌍함을 너머 황당합니다.

미국의 한인목사님들은 교회 안에서의 갈등도 그렇지만 교회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 즉 사회와 정부와의 관련해서 일어나는 문화적 이해에 대해 더 배우고 지혜롭게 대처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대개 목회만 하지 않고 다른 직업도 가져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목회보다 더 어려운 목회인 게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조그마한 교회를 목회하시면서 30여년간 사신 어느 목사님은 주중에 인근 한인쇼핑몰에 소재해 있는 학원에서 학생들을 돕는 일을 하며 생활하셨습니다. 그 학원의 어느 소녀가 평상시 전혀 말도 없고 다른 학생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늘 우울한 모습이어서 목사님은 그 학생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그 소녀가 화장실 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얘야, 내가 뭘 좀 도와줄까?” 목사님은 반가운 나머지 한국식으로 머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을 건넸습니다. 그런데 그게 화근이 된 것입니다. 그 부모가 학원원장을 찾아가 자신의 딸이 볼에 키스를 당했다고 돈으로 합의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화장실은 구석진 곳도 아니고 항상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아이 볼에 키스를 하다니요. 그것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 말입니다”라며 원장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곳은 CCTV가 작동하지 않는 곳이어서 이를 뒷받침 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결국 학부모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한국어 통역관을 대동하고 목사님을 취조하면서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 으름장을 놓고 지금은 지역 검사장이 사건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30여 년간 그 지역에서 목회를 하며 교회와 지역사회에서 존경을 받는 목사님이 문화의 벽에 걸린 것입니다. 미국은 아무리 급한 사연이나 상담할 일이 있어도 목회자가 여성이나 소녀를 상대로 둘이 있어도 안 되고 스킨십은 더욱 절대 안 되는 나라입니다. 포옹이나 심지어 악수 자체도 성희롱이 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문제는 형사법 변호사를 통해서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거불충분으로 해결되는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미 목회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목회를 접는 슬픈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번 일이 잘 해결되어야할 텐데 걱정입니다. <원더풀라이프>독자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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