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누군가와 더불어 살기 때문이다. 대기업 사장이나 회사 사장들처럼 많은 인맥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친구나 이웃이나 하다못해 자식들과라도 함께 어울려 나누고 베풀고 주고받고 산다. 단지 그 폭이 100명 200명 넓은 사람도 있고, 10명 20명 폭이 좁은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단 몇 명의 가족으로 국한시켜 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 한순간 많던 작던 모든 인맥과 인간관계들이 필요 없어질 때가 있다. 인생이 끝날 때이다. 아파서 죽어갈 때, 세상이 끝날 듯 힘들 때, 사람들은 나약한 인간을 스스로 끊어내고 인간 위에 계신 강한 하나님을 찾는다. 그리고 죽음의 턱밑에서는 최후로 가족, 핏줄을 찾는다. 이것이 인간본능이다. 그런데 장수시대의 핵가족이 문제이다.
“먹을 게 없어서 쌀만 끓여먹었어” 혼자 사는 노인에게 말을 걸어온 AI는 노인이 하는 이 말에 얼른 그 징후를 감지한다. 그리고 관련 직원에 연결한다. 담당직원은 노인에게 전문상담을 하고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사례를 공유하면서 돌봄서비스를 받도록 지원정책을 편다. 자식들이 다 떠난 홀로된 노인들에게 주 1,2회 아침 9시에 노인들에게 등장한 새로운 말벗, 인공지능 얘기이다. 자식들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혼자 사는 노인들을 살피는 이른바 AI 노인말벗서비스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지난주에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는데 병원은 다녀오셨어요?” 등 인공지능, AI 말벗은 노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란다. 노인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큰 기대를 모으는 새시대의 새친구 AI. 경기도에서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AI 노인말벗서비스는 지난 연말까지 1천61명의 노인이 이용했으며 당초의 신청목표 5천명을 2달만에 넘겼다고 한다. 획기적이고 놀라운 과학시대이다.
AI의 단 3분간의 안부전화는 단순 인사부터 일상공유, 건강이상여부 등의 얘기가 오가며 “살기 어렵다” “외롭다” “먹을 것이 없다” 등 노인들의 하소연에 위기징후 문제까지 감지하며, 3회 이상 전화를 받지 않으면 즉시 관련자에게 연결해주는 작업까지 한다고 하니 노인복지에 지대한 공을 세우는 것이 사실이다.
노인들은 특별한 일이 없어도 AI 상담원을 딸이나 손자, 손녀로 여기면서 안부 전화 자체가 즐겁다고 한다. 실로 바쁜 자식들에게도 장수시대를 사는 노인들에게도 다행한 일이다. 앞으로는 휴대전화 앱을 활용해 움직임 감지, 심혈관 건강체크, 치매자가검사 등 ‘늘 편한 AI 케어’서비스도 생긴다고 하며, AI 스피커로 노인학대를 방지하는 ‘AI 어르신 든든지키미’ 사업도 시행된다고 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이제는 AI가 기술적 혁신을 넘어, 경제적 기여를 넘어, 사회적 도움의 중심에 와있다는 사실에 실감도 나며 놀랍기도 하다. 누가 뭐래도 이제는 AI기술의 가파른 발전 속도에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며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나라마다 주어진 과제인건 분명하다. 그런데 점점 정감 없고 삭막해져가는 세상이 자꾸 슬프고 자꾸 소름이 끼친다. <원더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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