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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이름의 비밀코드


미국의 인기 어린이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만든 최초의 아시아계캐릭터라는 ‘지영’의 소식이 한국에서도 화재입니다. 그 캐릭터가 한국계미국인이라는 설정 때문입니다. “내 이름은 지영입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름의 두 글자가 각기 다른 의미를 가져요. ‘지’는 똑똑하거나 현명하다는 뜻이고, ‘영’은 용감하거나 힘이 세다는 뜻이죠.”

지영이의 말처럼 우리의 이름들은 비밀코드처럼 여러 가지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얼마 전, 여권갱신을 하려고 꺼낸 한국지갑에서 반가운 글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지은 3행시입니다. 21살 봄에 입소한 신병훈련소생활의 마지막 날, 모든 훈련병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3행시를 지어서 발표하라는 명령으로 지은 것입니다.

내 이름은 김민호입니다. <김>김씨 가문에 아들이 태어나자 옥동자라 기뻐하며 <민>민호라 이름 지었으니 그 뜻 가슴에 새겨 <호>호화로움은 버리고 옥처럼 깨끗한 삶을 살리라.

얼떨결에 지은 그때의 3행시가 명함만한 크기에 때가 타지 않게 코팅까지 해서 지갑속에 간직하고 다니는 나만의 인생글귀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조금 촌스럽긴 하지만 3행시처럼 지금의 저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소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본인인 내 아내의 이름은 ‘메구미’입니다. 장인장모님은 아내가 태어났을 때 각기 다른 이름이 적힌 쪽지를 갓난아기 앞에 펼쳐놓고 “네가 마음에 드는 이름을 골라보라”고 하셨답니다. 아직 말도 못하는 아기가 그때 손에 잡은 이름이 ‘메구미’였고, 커서 보육교사로 일하는 아내는 결혼 후 남편인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도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아부 주일교사가 되었습니다. 메구미는 ‘은혜’라는 뜻입니다. 크리스찬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은혜입니다.

강집사님의 딸 ‘강은혜’ 히라야마집사님의 딸 ‘히라야마 시온’ 이름만으로도 신실한 크리스천부모의 자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교회 성가대 이름은 ‘임마누엘 성가대’입니다. 그 뜻 그대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성가대라는 것을 느낍니다. 대원들의 숫자도 작고 나이도 젊지 않지만 찬양이 이름처럼 은혜롭습니다. 처음엔 성악을 배운 사람들인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젊을 때 일본으로 건너와 초창기부터 성가대를 하면서 잘 배우고 익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교회 가까운 기차역에서 매해 하던 ‘크리스마스캐롤링’ 미니콘서트를 임마누엘 성가대를 위시하여 교회행사로 갖게 됩니다. 찬바람이 부는 야외콘서트지만 우리는 모두 웃음가득 기뻐합니다. 아직도 기독교는 서양종교라는 인식이 강한 일본인들에게 예수님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벌써 크리스마스의 기쁨이 밀려오며 벌써 성탄절의 행복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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