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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의 건강학> 암환자들은 착한사람이 많다 


사람의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병은 암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수명에 지장이 없도록 고칠 수도 있고, 평생 친구처럼 다스리며 살수도 있다는 희소식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그래서 환자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믿음과 건전한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원고를 시작한다.

옛날부터 속을 썩으면 암에 걸린다며 화를 발산해야한다는 말이 떠돌았다. 실제로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개인의 성격과 특정 암에 걸릴 확률이 무관하지 않다”는 의학계의 발표도 있었다. 1979년 캘리포니아대학의 리디아 테모쇼크 교수팀은 “화를 비롯해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의 사람들이 암에 잘 걸린다”고 발표한바 있다. 즉 착한 사람들이 암에 잘 걸린다는 말이다.

 

“화를 안으로 누르는 사람중에 백혈구의 수가 적은 사람이 피부암과 같은 암에 잘 걸린다”는 연구였다. 멜라노머(악성흑색종) 환자면담을 통해 성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극단적으로 착한 사람이 많았다”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표현하지 않고, 분노를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 많았다” “가능한 남이 원하는 대로 해주려고 노력하는 성격이 많았다”라는 것이다.

오카다 원장은 “자신보다 남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은 안으로 억압하면서 참기 때문에 뭐든지 탁 터놓고 얘기하는 사람보다 암에 걸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한다. 즉 속으로 꾹꾹 누르고 참는 성격이 좋지만은 않다는 말이다. 병이 될 만큼 무조건 참는 성격보다 둥글둥글한 성격이 좋다는 말이다. 단, 이 연구는 피부암과 유방암 등 특정 암과의 관련성에 해당되는 연구이며 가족력이나 음식, 환경 등으로 걸리는 암은 별개 문제이다.

 

“내가 암 투병 중이오”라며 항암치료 대신 웰다잉을 택하셨다던 이어령교수의 이야기가 지난 9월 기사로 올라왔다. 우리 곁을 떠나신지 2년여가 지난 지금 왜 새삼 그분의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여 필독을 했다. 역시 크신 어른, 대단하신 분, 그리고 대단하신 성격,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 참”하고 웃어넘겼다는 분. 세상에 가장 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언어마술사. 그분의 정확하고 깔끔한 성격의 이미지가 확 떠오른다.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할 일이 참 많아요. 지금 20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책도 여러 권 써야 하고, 방송프로그램도 있고요” 책과 방송을 떠나서는 그의 일상을 얘기할 수 없는 분.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짐 없는 모습. 좀 둥글게 사셨으면 어땠을까?

“속 시원하게 설명해 줄만한 좋은 의사 없을까요? 내가 암투병중이오”라던 분. “장관님, 암을 이대로 놔두시면 어떻습니까. 암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3년 사시게 되면 3년치 일하시고, 5년 사시게 되면 5년치 일만 하시는 게 좋겠어요. 그게 치료 방법입니다”라는 명의사. 깔끔한 분이 그 성격대로 살다가 가셨다고들 모두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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