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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목사의 사람사는 이야기>귀신과 한판 승부


전도사시절, 멋모르고 귀신들린 집에 혼자 심방을 갔다가 아주 혼이 난 적이 있다. 귀신들린 사람이 자기 손바닥을 후후 불어 뭔가를 날려 보내는 시늉을 하며 다 풀어진 눈으로 나를 흘깃거리는데 나는 상황 판단을 못했다. 예배를 보기위해 그의 손을 잡아끌어 앉히려는 순간, 삽시간에 내 팔을 물어뜯는 바람에 팔목에 흉터까지 생겼다.

사실 귀신들린 집에 혼자 심방을 간다는 자체가 경험부족이고, 귀신이 기운이 그렇게 센 것도 몰랐고, 귀신이 예배를 싫어한다는 것은 이론상으로만 알던 터였다. 그걸 계기로 나는 환자를 위한 능력기도, 귀신을 내쫓는 권능기도, 영성을 유지하기 위한 무장기도로 대비하며 살았다. 교육목사 때, 또다시 귀신이 판을 치는 집에 심방을 가게 되었다. 후두암 환자에게 기도좀 해달라는 학생이 있어 학생부 전도사와 학생 두어 명을 데리고 나섰다. 대문을 들어서는데 싸한 냉기가 스치더니 의사가 포기한 상태라 장례준비도 마쳤다며 문전박대를 하는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안방에는 뼈만 앙상한 환자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눈도 못 뜨고 송장처럼 누워있었다. 사탄의 세력이 온 집안을 사로잡고 있음이 느껴졌다. 순간 우리는 귀신을 내쫓는 찬양부터 터져 나왔고 기도로 악령과의 사투를 벌였다. 성령께서 강하게 역사하고 계심을 느꼈다. 모든 게 순간적이었다. 알고 보니 그 부인은 전국불교여신도 회장이며 대대로 불교에 쪄들어 사는 가정이었다. 환자는 회사사장인데 거기도 매해 절에서 나와 불공을 드린다는 것이다.

그후 담당전도사를 통해서 환자가 눈을 떴다는 소식부터 환자가 방석을 몇 개 겹쳐 깔고 앉아 있다는 소식까지 날마다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고 며칠간 우리는 계속 성령 충만으로 기도의 불을 태웠다. 15일째 되던 날, 환자는 치과를 다녀왔다며 그간 그를 전도하려던 치과의사는 반가운 나머지 환자를 들쳐 업고 택시 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고도 전한다. 이제는 환자가 자장면을 시켜 먹고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우리를 기다리는 정도가 되었다.

교회금요기도회에는 매주 이불을 싸 들고 와서 철야기도를 하는가 하면, 용산에서 무교동 중앙성결교회까지 새벽기도를 다니는 신도가 되었다. 2년 후, 그는 온 가족과 친척들을 모두 전도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하나님이 그에게 바라신건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불교에 심취한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할 때는 사탄도 자기 수하에 있던 자를 빼앗기지 않으려 분투한다. 그야말로 영적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때론 한판 대결이 될 수도 있으나 분명한건 크리스천은 기필코 승리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판 승부를 위해서는 항상 영적으로 완전무장이 되어있어야 한다. 사탄은 묘하게도 성도들의 신앙척도를 잘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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