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독자글방> 노인학대예방의 날이라니
- 하베스트

- Sep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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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 ‘노인학대예방의 날’을 기념한다는 뉴스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화들짝 놀랐다. 얼마나 심각한 노인학대가 있었기에 그런 날까지 만들어 예방을 해야 했는지 가슴이 쩌릿쩌릿했다. 노인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노인복지법에서 정한 법정기념일이라 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유엔은 2006년부터 행해졌단다. 그러니까 나를 비롯해서 우리가 모르고 사는 동안, 온 세상 노인들이 학대를 당하고 살았다는 말이었다.
그날부터 며칠간 나는 저녁마다 집으로 들어오는 자식들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다. 저 얼굴, 저 모습 어디에 늙은 부모를 학대하고 구박하고 구타할 ‘악의 씨’가 자란단 말인가. 학대 받는 부모들 그 누구도 자신이 낳고 애지중지 키운 자식에게 학대를 당할 거라는 상상인들 했겠는가. 노인학대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정서적, 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 유기 또는 방임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끔찍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신고 된 건수가 지난해 2만 2천건도 넘었다한다. 그중 배우자의 학대가 38%, 아들의 학대가 26%란다. 말이나 되는 소린가. 내 손으로 먹이고 살피던 자식과 남편에게 학대를 당하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딸도, 며느리도, 간병인도 순차적으로 그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 참 세상 말세다.
수명이 길어지는 걸 어떡하란 말인가. 75세 이상 배우자의 학대도 53%라나 된단다. 그 나이에 때리고 누르고 폭력을 휘두를 기운이 있다는 게 놀랍다. 아직 노인학대는 국민들의 인식이 약해서 현장을 목격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거동도 불편한 노인들이 배우자나 자식들에게 맞고 누워있으면서도 대개는 그들이 처벌을 받을까봐 전전긍긍 덮으려 쉬쉬한단다. 울화가 치민다.
반면 아동학대는 주변의 신고도 많고 시선도 집중된다고 한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이따금 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노인학대 소식이 들려도 치가 떨렸는데 그 악행을 배우자나 자식들이 저지른다는 게 도무지 인간이 할 짓인가 천만번 묻고 싶다. 앞으로도 고령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노인학대도 갈수록 늘어날 터인즉 어이할거나.
더는 탁상공론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방지책이니 신고체계니 떠들 시간도 없다. 한 인격이 말살되고 고귀한 부모의 권위가 짓밟히는 걸 나라나 사회나, 기관 부서부서, 교회나 종교단체들이 손 놓고 있다면 범죄다. 누구든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어디서든 촘촘하고 스피드한 구체적 방안들이 쏟아져 나와야한다. 글쟁이는 글로써, 이웃은 신고로, 언론은 캠페인을 서둘러야 한다.
차원 높은 교육은 물론, 가족구성원 개개인의 인식재고도 시급하다. 지금 바짝 서둘러 대비하지 않으면 개방적이고 객관적인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삶의 공식이 손쓰기 버거울 만큼 자리 잡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록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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