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의 인터넷 세상> 노 시니어 존
- 하베스트
- 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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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겨울이다. 모두 움츠러드는 추운시즌에 일자리마저 없는 사람은 마음도 춥다. 100세시대를 맞은 시니어들도 족히 30년은 늘어난 수명으로 정년은퇴 후에도 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외면하여 심지어 지난여름 전국창업박람회에 내걸린 ‘65세이상 단독입장제한, No Senior Zone’이라는 문구가 내걸리고 이에 빗발치던 항의사건도 일었었다.
은퇴금으로 카페창업을 하겠다는 60대 남성도 한숨으로 인터넷에 이 기사를 올렸고, 이심전심 엄청난 댓글도 화제였었다. 젊은이들만 해당하는 영화관람도 아니고 콘서트도 아닌데 60대 시니어들의 창업의지조차 막고 있는 처사는 온당치 않다.
헬스장이나 카페에서도 ‘노 시니어 존’이 유행한다고 하고, 심지어 70세이상 고령자의 골프장 회원권 구매를 제한한 골프장에 차별시정을 권고했다고 하며, 인권위는 “노인들도 은퇴후에 새로운 삶을 이어나갈 권리가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슬금슬금 시니어들의 출입제한구역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요식업체가 그렇고, 카페가 그렇고, 호텔 쉼터가 그렇다.
참 예삿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1/4이 노인층인데 아예 그들의 출입을 배제한다는 건 점점 늘어나는 시니어시대에 정말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그래서 급기야 노인들이 나섰다. “더러워서 내 돈 내가 다 쓰고 간다”는 것이다.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나라가 미처 대처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식에게 평생 올인 했던 부모세대는 자식들에게 재산을 다 물려주고 길바닥 홈리스 신세가 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에서도 알게 모르게 무시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들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중장노년층의 수는 5명중 2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부모세대들의 가치관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장남 위주의 재산상속도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나눠 주겠다’로 변했다. 딸이 노인부모에게 더 살갑게 대하고 믿고 살만하다는 얘기다. 부모가 입원한 병원에도 딸이 들락거리고, 양로원에 가있는 부모도 딸이 더 챙기는 현실에서 “딸이 더 좋다”로 세상이 바뀌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니어들의 친구로 새로 등장한 로봇이나 유튜브 동영상도 시니어들간에 인기다. AI와 대화도 나누고, 고민도 나누고, 상담도 하고, 소통도 이룬다. 시니어IT교육도 많이 이루어지고 스마트시니어 IT체험학습도 많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시니어들의 반응이 이렇듯 뜨겁고 놀라운데 정작 시니어들의 길을 막고 서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난센스다. 길을 막고, 문을 막고 ‘No Senior Zone’을 외치는한 시니어들도 마음문을 닫고 돈줄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