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강석의 떠들썩한 세상> 캡슐호텔


지난달 서울한복판에서 일어난 캡슐호텔의 화재사건에 온 나라가 화들짝했다. ‘초캡슐호텔’이니 ‘벌집형숙소’니 생소한 이름 때문에 더욱 시선이 끌렸다. 대체 어떤 호텔이 캡슐이고, 어떻게 생긴 게 벌집형인지 궁금했다. 폭1m, 길이2m, 높이1m. 1,2층 침대. 88평에 66명의 다닥다닥 투숙. 이쯤 되니 감이 잡히고 눈에 훤한 그림도 그려진다.

엊그제는 대전 한복판, 자동차부품공장의 화재보도가 들려왔다. ‘무허가 복층’ ‘불길서 도망칠 곳도 없어’ 한눈에 화재 현장이 그려졌다. 작은 창문, 가연성 자재, 좁은 통로,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단어는 안 들어도 뻔하다. ‘화재경보도 없고 스프링클러도 없다’ 언제 어디서나 늘 똑같은 각본에 이제는 질린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수준으로 버틸 것인가? 피해자들이 외국에서 온 서민관광객들이라니 더 화가 치민다. 다치고 죽고 신음하는 화재 희생자들이 가난한 일용직이라니 더욱 서럽다.

 

본디 캡슐형태의 소형 숙박업소는 1972년 일본의 긴자에 건설된 나카긴 캡슐 타워에서 시작되었다는데 비슷한 지형을 갖춘 우리나라에 보급된 건 당연한 일 일진데 왜 보완조차 못했는지, 왜 가연성 칸막이를 했는지, 왜 그 좁은 복도에 관광객들 짐가방을 쌓아놔야 했는지 정부는 그 정답을 내놓아야 한다. 변함없이 사람 잡는 물질만능주의에 이가 갈린다.

럭셔리한 리조트나 1성급 5성급 호텔들은 스키나 골프, 그리고 부자들이 Luxury한 고품격 서비스를 받는 전유물이고, ‘가정 집’의 개념인 편안한 레지던스(Residence)호텔이나 업무용 비즈니스호텔도 서민들 몫은 당연히 아닐 진데, 최소한 사람 목숨을 지켜주는 원칙은 어느 지역, 어느 숙소든 정부가 철저히 지켜주고 이행해야 할 일 아닌가? 그래야 최소한 관광대국, 문화대국 운운할 것 아닌가?


럭셔리한 호텔여행 한번 제대로 못해본 나는 얼마 전부터 호텔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아니, 호텔도 부럽지 않은 집이다. 난생처음 장만한 아파트, 아이들도 자기 방이 따로 있어 좋아하고, 아내도 꿈에 그리던 ‘낙원’같다고 좋아한다. 모처럼 장만한 아들의 아파트를 어머니도 무척 반가워하실 것 같아 나는 만사 제쳐놓고 고향집으로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그런데 “성냥갑같이 다닥다닥 붙었구나” 뜻밖의 어머니의 말씀에 가슴이 ‘쿵’했다. 어머니의 눈에는 아들네 아파트가 캡슐형이고 벌집형이었다. 한참 뛰어놀아야 할 손주들이 가엾다고도 하셨다. “아침에 대문 활짝 열고 동네 나들이 다니며 살아야 사람 사는 거지” 어머니는 높다란 고층이 어지럽고 현기증이 난다고 하셨다.

“그저 사람은 흙냄새 맡으며 착하게 살다가 하늘나라 황금보석 집으로 가야하느니라” 어머니의 말씀을 귀에 새기며 고향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리고 나오는데 흙냄새, 사람냄새, 고향냄새, 하늘냄새가 풍성하고 풍족하게 풍겨왔다. 그후 나도 아침마다 밤마다 하늘나라에 내 집을 짓느라 분주해졌다. 물론 그 자재는 기도, 충성, 봉사, 그리고 헌신이라는 것도 새삼 마음에 되새겼다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