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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생각해 봅시다> 아버지의 편지 


어머니날이 돌아오니 한 유명배우의 편지가 떠올랐다. 지난 1월에 국민배우라 불리던 안성기 영화배우의 장례식날, 그의 장남이 시종일관 눈물로 읽어 내려간 ‘아버지의 편지’이다. 참석자들의 울음소리에 섞여 나는 중간중간 목사님의 설교처럼 아멘이 나왔다.

아들은 자기가 5살 때 아버지로부터 받은 편지라며 33년전의 빛바랜 장문의 편지를 떨리는 손으로 펼쳐들고 읽어 내려갔다. 유치원 과제로 인해 아버지한테 받았다는 그 편지는 어려서부터 신성한 곳으로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드나들던 아버지의 서재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날 발견해서 보게 되었다고 했다.

아버지를 존경한 나머지 아버지의 서재가 신성해 보였던 착한 아들. 울먹이면서도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고 유족대표 인사차 읽은 편지. 숙연했던 장례식장은 그로 인해 울음바다로 변했고 점점 은혜의 바다로 변해갔다.

 

자기 아들이 이다음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할까를 생각해봤다는 아버지 안성기배우. 그가 그날 유치원생 아들에게 적은 편지의 내용은 한평생 아들에게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ㅡ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동생을 사랑하는 형으로 항상 동생을 기쁘게 생각하고 동생을 위해 항상 기도하는 형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란 바로 ‘착한 사람’이란 것을 잊지 말거라.ㅡ

아들은 아버지의 그 편지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면서 모든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유언의 말씀이실 것 같아 소개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단 한사람도 거기에 토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앞으로도 토를 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아니, 자라나는 아이들 인성교육용 교과서에 실렸으면 좋을 교과서용 내용이다.


난장판인 우리 국회의원들의 지침서에도 기록되었으면 좋겠고, 정부고위공직자들의 선서공문서에도 새겨 넣고 수시로 가슴에 손을 얹고 읽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어느 시점부터 효도도 멀어지고 부모공경도 멀어지고 날마다 회초리가 필요하고, 날마다 특검이 필요하고, 날마다 훈장의 가르침이 필요한 가정으로 변했다.

날마다 정화조의 오물을 치워야하고, 날마다 하수구의 거름망을 살펴야하고, 날마다 퇴근하는 놈들 바지주머니의 돈뭉치를 뒤져내야하는 공무원들이 되었고, 윗물도 흐리고 아랫물도 더러우니 모두가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비렁뱅이가 되어가는 민족이 되었다.

노아시대의 홍수라도 도래되어 모두를 씻겨내고 새하늘 새땅이 되었으면 좋겠다. 거기서 아버지의 서재를 성스럽게 여기는 자녀들과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란 바로 착한 사람이란 것을 잊지 말거라’라고 5살부터 자기 자녀를 똑바로 지도하는 아버지들이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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