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being으로 살기> 새들은 사랑할 때 눈을 감는다
- 하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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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사랑할 때 눈을 감는다’라는 특강을 들은적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어느 숲속, 미국인 수양관에서 열렸던 크리스찬문학캠프에서였다. 그날따라 수필분과, 소설분과, 시분과 등 각 분야별 토론이 여느 해보다 진지하더니 한국문인협회에서 주강사로 오신 거구의 노틀 젠틀맨 성춘복 시인의 특강이 그야말로 절정을 이루었다.
주제도, 소제도, 숲동산도 하나의 거대한 문학의 동산이 되어 중년의 우리 마음을 흔들어 댔다. “새들은 눈을 감고 사랑을 나눕니다. 세상 시끄러운 소음을 차단하고, 꼴보기 싫은 잡것들도 보지 말고 사랑하자는 겁니다. 온전히 사랑만 하자는 겁니다. 이것이 사랑의 조건입니다.”
새소리들이 찌지째잭 들리는 조용한 대자연 속에서 더 이상의 어울리는 강의는 없었다. 더욱이 이미 ‘사랑’따위는 옛추억 속에 묻혀버렸던 중년의 우리 문학캠프식구들은 귀가 따끔거렸다.
결론은 더 기가 막혔다. “그런데 사람은 사랑할 때도 눈을 감지만, 죽을 때도 눈을 감습니다. 이것이 새들과 인간의 다른 점입니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새들과는 달라야합니다. 왜 죽을 때 눈을 감을까요? 잘 살아왔나를 생각하는 겁니다.”
“아무리 개떡같이 살았어도 죽을 때만큼은 일평생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며 내가 잘 살아왔는지를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눈물이 확 쏟아졌다. 설교 같은 강의. 나는 한참을 고개를 못 들었다.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내 나이 세대는 전쟁이 끝나고 무척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돈이 너무 없는 집안에서 자라다보니 경험과 추억이 부정적인 흔적으로 마음에 남습니다. 그게 점차 굳어져서 자신의 진짜모습으로 굳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구겨지고 일그러진 모습이 됩니다. 내 가까운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옆에 있는 사람들도 가족들도 힘듭니다. 그런데 그걸 본인만 모릅니다.”
내게 맞춤강의 같았다. 불현 듯 떠오른 사람! 내 처지와 마음을 꿰뚫고 하나님께서 한국서부터 철저하게 나를 위해 준비시켜 보내신 강의 같았다. 찌든 가난, 못 배운 한, 그것을 채우려 가족들 제쳐두고 일편단심 평생 이 악물고 외곬으로 공부만 매달렸단 말인가. 시대와 환경이 빚어낸 역사의 희생타? 차라리 가여웠다.
‘그나마 돈의 스크루지가 되지 않은 게 다행인가?’ ‘열등의식의 스크루지는 좀 니은가?’ ‘그런 스크루지는 죽을 때 눈을 감고 무얼 생각하려나?’ 머리에 맴도는 갖가지 생각을 고개를 흔들어 털어낸 나는 다시 모범생 자세로 고쳐 앉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날의 그 정자세로 또다시 하많은 세월을 또 살아냈다.
때론 쓴소리도 단소리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죽을 때 눈을 감고 후회하지 않으려 꿀꺽 침을 삼켰다. 언젠가 만날 참지혜자는 이 침묵을 모두 읽으실 터, 그래서 그 위안으로 올해도 태연히 푸른 녹색동산을 거닌다. <원더풀라이프 발행인 박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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