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철의 미국이야기> God's Favorite
- 하베스트

- Ju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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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은 서로 인사하는 것이 예를 갖추는 것이다. 그래서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먼저 “Hi”하고 인사를 한다. 미국에 처음 온 사람들은 이런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사람 사는 미덕인 셈이다.
사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면 인사를 받는 쪽에서도 반가운 일이지만 인사를 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훨씬 즐겁다. 나는 통근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낯모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곤 한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과 인사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지난 주간에는 키가 작고 뚱뚱한 히스패닉여성과 함께 통근기차를 타게 되었는데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 여인은 어느 면으로 봐도 잘 생긴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데 내 눈이 향한 곳은 그녀의 티셔츠에 쓰인 글이었다. ‘God’s Favoriteㅡ하나님의 은총을 받는 사람‘ 참 인상적이고 마음에 닿는 글이었다.
나는 말을 걸어볼까 말까 망설였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서 “I am His Favorite, tooㅡ나도 그의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을 건넸다. 그 여성은 열심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뭔가를 보고 있다가 얼른 핸드폰을 덮으며 밝은 미소로 “정말요?”라며 무척 반가워했다.
그후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생김새가 다르고 태어난 조국이 다르더라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같은 동족의 친밀감이 느껴졌는지 우리는 LA의 윌셔와 버몬트 정거장에 내려서 각자의 길로 헤어질 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으로 즐거운 동행자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와의 진솔한 대화는 그분이 어떤 일을 하며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것도 알았고, 직장도 알았고, 그의 가족 상황도 알게 되었다. 나도 나의 신분을 밝히며 부족하지만 주님을 증거하는 사역자로 일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못생긴 히스패닉여성 정도로만 알았고, 별로 특별한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는데 대화를 시작해보니 그는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 중심에 믿음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도 알았다. 그와 함께 즐거운 대화로 시작한 하루는 해가 맞도록 행복했고, 다시 볼 수는 없었지만 아주 아름다운 여성으로 기억에 남았다.
역시 사람은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먼저 미소를 짓고 먼저 인사를 나눠야 한다는 교훈도 다시금 깨달았다. 서로의 소통이 밝은 하루와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한다는 가르침도 얻었다.
사실 우리는 이러저러 사정으로 너무나 대화도 웃음도 소홀히 하며 살고 있는게 사실이다. 더욱이 요즘은 손바닥에 스마트폰이라는 기괴한 기계를 쥐고 다니면서 스스로 그 기계에 노예가 되어 이웃들과 높다란 장벽을 쌓고 소통을 끊고 살았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을 계기로 먼저 미소 짓고 먼저 손 내밀고 솔선하리라는 다짐하며 학교로 향해 걷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다윗과 요나단의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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