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 Focus> 문방구의 퇴장
- 하베스트

- 19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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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학과준비물을 일사천리로 해결해 주던 문방구들이 사라지고 있다. 코흘리개들의 만능 박물관이자, 어린이들의 골동품 상점 같았던 문구점들이 시대에 떠밀려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없어져 간다.
학교 앞이나 동네 골목마다 없는 것 없이 물건을 쌓아놓고 어린 고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곳, 연필부터 노트, 지우개, 그림물감, 심지어 집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초콜릿이나 풍선껌, 줄줄이 사탕까지 준비해 놓은 그곳엔 언제나 꼬마손님들이 북적대는 어린이 장터였다.
사장님들의 명품 서비스에 단골고객이 된 꼬마들은 ‘어린이사랑방’처럼 그곳을 오가며 들락거렸다. 그런데 그 문방구들이 이제 소임을 끝내고 문을 닫는 것이다. 이미 10곳 중 6곳은 폐업을 했고, 다른 업종으로 갈아탄다고 광고를 붙인 곳도 널려있다.
마을에서 가장 북적대던 동네 한 문구점에서 어릴 때 병아리를 사서 키우던 추억이 새롭다는 한 주부는 어느새 자기는 유치원 아이를 키우는 학부형이 되어 아들의 손을 잡고 2대가 단골로 다닌다며 자랑스러워한다. 그런데 65%의 문구점이 문을 닫았다는 이른바 ‘문방구의 퇴장소식’에 어른도 아이도 그저 아쉽고 서운하다.
안방에서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서 영화개봉 날짜를 치열하게 싸우며 서로 일류극장을 다투던 대형영화관들이 우수수 사라지더니, 이젠 문방구들도 문명에 밀려 우수수 퇴장을 한다.
“그래도 혹시 아이들이 찾아올까봐 물건은 항상 채워놓고 있습니다” 어느 초등학교앞 문구점 사장님은 가뭄에 콩 나듯 찾아오는 꼬마손님을 기다리면서 아직도 설레는 마음으로 공책과 필기구, 각종 학용품, 심지어 딱지, 장난감뽑기기계 등 초등학생들이 찾을만한 상품들을 준비하신단다.
31년째 문구점을 운영했다는 어느 60대 사장님은 “옛날에는 공짜 슬러시 이벤트를 해서 어린이 유치경쟁을 벌였는데 지금은 하루에 1~2명 정도로 귀한 어린이 손님이 되었어요”라고 토로한다. 70대 어느 문구점 주인은 수십 년간 문구점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절반으로 규모를 줄이고 매점형태로 운영 중이란다.
친구와 간식을 사먹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예쁜 공책을 고르던 곳, 준비물 준비로 발을 동동 구르다가도 문방구 아저씨의 통쾌한 해결책에 환하게 웃음 짓던 추억의 문방구. 그런데 컴퓨터가 도래되고, IT시대가 판을 벌리며 밀려오면서 아이들도 학부형들도 문방구는 아름다운 추억속 존재가 되었다.
ㅡ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비록 문은 닫지만 여러분의 멋진 앞날을 멀리서 응원 할게요!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사랑합니다ㅡ 정성스럽게 손편지로 어린이 손님들에게 작별인사를 나누는 문방구 사장님도 추억 속에 자신이 운영하던 문방구를 묻는다. <원더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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