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being으로 살기>고개 들어요
- 하베스트

-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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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학생들, 고개 들어요. 어깨 펴고.” “여러분의 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서울에서 광주까지 찾아가 고개를 푹 숙이고 처분만 기다리던 배제고 학생들에게 광주제일고 교장선생님의 훈육방법은 ‘고개 들어요’였다. 그 훈육은 고개 숙인 학생들 뿐 아니라 함께한 학부모들도, 뉴스를 지켜보든 대한민국 국민들도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이런 교육자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흐뭇함을 너머 ‘감사기도’가 절로 나왔다. 모처럼 만난 어른품격, 모처럼 만난 참 교육자의 품격에 뉴스도 종일 뜨거웠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솟구치던 감정이 녹아내렸고, 자식을 키우는 이들도 모두 한마음이 되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청소년 한사람을 바르게 키우려면 매도 필요하고, 벌칙도 필요하고 가끔은 청소년 법률을 적용하여 엄하게 다스릴 징벌도 필요하지만 이번 광주제일고 교장선생님의 “고개 들어요”의 훈육법은 모든 법률을 뛰어넘은 시대의 훈육법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단이 광주제일고 야구부 학생들에게 이른바 ‘5·18조롱구호’ 사건을 벌인 것이다. 이에 기다렸다는 듯이 정치계가 튀어나오고, 결국 법률문제로까지 번져가자, 배재고 야구부 선수 36명과 학부모와 교직원 등 80여명이 광주일고를 찾아 경기중에 불거진 5·18조롱성응원구호에 대해 사과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배재고 야구부 주장과 감독 그리고 교장이 차례로 사과문을 읽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교장까지도 눈물로 얼룩진 사과의 장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통상 가해자의 사과와 피해자의 악수교환의 형식적인 의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음으로 사과하고 몸으로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잘 사는 것”이라며 “다음 경기에서 다시 만나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용서의 방식”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의 감정은 눈 녹듯 사그라졌다.
잘못을 일깨우면서도 한 번의 과오가 청소년의 삶 전체를 삼키지 않게 한 통쾌한 훈육법.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일이요, 재고 따지고 머리싸움에 급급한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없던 일이다. 사실 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나쁜 구호는 어느 날 갑자기 학교운동장 한복판에서 터진 말이 아니다. 모두 어른들이 지역감정과 역사적 문화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학교운동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교사들은 이번 사건을 청소년 사이에서 ‘혐오표현이 놀이’로 굳어진 사례로 진단했다. 이것은 정치권의 수많은 논평보다 무거운 수준의 현실을 직시한 질책이었다. 잘못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상처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짓밟지 않으면서도, 기억하게 하면서 책임을 묻고 미래를 열어준 훈육이었다.
이젠 어른들만 잘하면 된다. 정치가의 언어로 아이들을 물들이지 말고, 진영싸움으로 아이들을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을 잘못 이끈 것은 어른의 책임”이라는 이규연 교장의 뼈아픈 충고를 어른들의 가슴에서 지우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산다. <원더풀라이프 발행인 박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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