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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의 일본이야기> 라이벌의 눈물 

10 minute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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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에서는 가끔씩 지역간의 라이벌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모든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나도 재미있게 즐겨봅니다. 일본의 최북단의 홋카이도와 남쪽끝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외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일본의 관광명소입니다.

홋카이도는 눈으로 뒤덮인 설경과 눈축제로 유명하고, 오키나와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섬입니다. 그래서 이 두 지역 사람들은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합니다. 니가타현과 아키타현은 쌀맛이 좋은 생산지입니다. 니가타현은 ‘코시히카리’가 유명하고 아키타현은 ‘아키타코마치’라는 브랜드의 쌀이 유명합니다.

그런데 실은 니가타현의 쌀도 아키타현의 쌀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맛이 좋은 쌀입니다. 그래도 두 지역은 라이벌입니다. 내가 사는 야마나시현은 후지산을 품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시즈오카현도 후지산을 품고 있습니다. 두 지역은 후지산을 서로 우리 것이라 우깁니다. 라이벌입니다.

 

그러나 후지산은 어느 쪽에서 바라봐도 아름다움을 유지한채 늘 유유히 침묵으로 일관하는 명소중 명소입니다. 라이벌이라는 관계는 참 재미있습니다. 지기 싫어하고 미워하는 듯 보이지만 서로 같은 것을 자랑하고 같은 것을 사랑합니다. 그러면서 비교하고 경쟁을 높여갑니다. 그리고 서로 홍보로 이어지면서 서로의 발전을 꾀합니다.

몇 년 전 베이징 동계올림픽 해설을 하던 한국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였던 이상화 선수의 눈물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는 전성기시절 자신과 올림픽무대에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던 한 일본인 선수의 부진한 모습을 보면서 해설을 하다말고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상화 선수의 눈물을 지켜본 사람들은 귀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때 최고가 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던 라이벌인 동시에 같은 것을 사랑하며 같은 꿈을 꾸었던 같은 동료로서의 사랑을 본 것입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적에게 소금을 보내라” 일본이 여러 세력으로 나뉘어 다투던 전국시대에 일본통일을 꿈꾸던 인물중 ‘우에스기 겐신’이 남긴 말입니다. 그는 오랜 숙적이었던 ‘다케다 신겐’이 당시 귀했던 소금 공급길이 막혀 위기에 빠졌을 때, “싸움은 전쟁터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유명한 말로 곤경에 처한 라이벌에게 소금을 보내도록 만들었습니다.

역시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내 주변에도 라이벌로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국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가끔씩 그들이 그립습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니 더욱 그립습니다. ‘

라이벌’이 아니라 동경했던 관계였는데 어린애처럼 옹졸했고 어리석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다시 만나면 추석 때 푸짐한 음식도 나누고 마음의 정도 나누면서 좋은 이웃으로 다정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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