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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 새날의 기도



우리나라에 명필가 한석봉이 있듯 일본에는 오노노 미치카제가 있습니다. 그는 일본 최고의 명필가중 한 사람입니다. 유명한 서예가지요. 그런데 미치카제는 젊은 시절 글쓰기를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가지려고 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노력해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가 실의에 빠져 글쓰기를 포기하던 날은 마침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우산을 쓰고 숲길을 거닐며 상념에 잠긴 그에게 눈에 들어온 것은 불어난 강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세찬 물결에 휩쓸려 내려가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조그마한 개구리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개구리는 물이 차오른 바위에 고립되어 살아남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자기의 그 작은 다리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버드나무 가지를 잡기위해 계속 뛰어오르기를 반복하는 개구리를 보면서 미치카제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구리가 버드나무 가지를 붙잡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개구리는 홍수 속에서 드디어 살아남은 것입니다. 미치카제는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미물에 불과한 저 개구리도 살기 위해 저렇게 노력하는데 나는 왜 벌써 포기하려고 하는가. 결국 개구리는 성공했는데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미치카제는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가 다시 붓을 들었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고 일본 최고의 명필가로 역사에 이름을 남깁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명필가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의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까지의 발버둥치는 노력이 있어야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발버둥치다’라는 말은 ‘있는 힘껏 애쓴다’라는 뜻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힘들어도, 불가능해 보여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은 멋집니다. 고생한 만큼, 노력한 만큼의 귀한 성공을 이루어내니 승리자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발버둥치고 무엇을 이루었는가가 관건입니다.

진시황제처럼 쌓아놓은 황금다발을 움켜쥐고 한낱 그걸 누리기 위해 생명연장을 하려 발버둥 치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히틀러처럼 자신의 헛된 야욕을 채우려고 분투하는 것이 무슨 성공이겠습니까? 홍수에 휩쓸려갈 위기에서도 기필코 버드나무 가지를 붙들고 살아남은 개구리의 노력이 멋진 것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기 때문입니다. 미치카제처럼 기필코 이룩하고서 후환이 없는 최고의 작품을 남기는 삶이 보람된 성공입니다.

새해가 되었으니 한 살 더 먹은 나잇값을 제대로 해야겠습니다. 이제는 믿는 사람답게 신실하고 선하게 살기위해 나도 발버둥을 쳐야겠습니다. 헛된 욕심 버리고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헌신하는 삶을 살기위해 발버둥 치겠습니다. 1년 후 연말이 오면 연초, 오늘을 되돌아보면서 후회 없는 행복한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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