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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포 김민호의 파란신호등>내 마음의 바벨탑


크리스찬이 맥주 이야기를 해서 안 좋지만 실제로 일본에서 있었던 유명한 이야기라서 옮겨봅니다. 백여 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한 맥주회사가 신제품 출시 며칠을 앞두고 곤란한 상황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맥주캔의 상품디자인에 ‘RAGER’를 ‘RAGAR’로 스펠링 하나가 잘못 표기된 것입니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회사는 곧 발매중단을 발표하고 막대한 양의 맥주를 폐기처분하기로 합니다. 상품표기에 오류가 있는 제품을 판매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의외의 반응들을 보입니다. 포장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맥주가 진짜인 만큼 예정대로 출시하라는 응원의 글들이 계속 올라옵니다. 결국 회사는 이를 받아들여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좋은 평판을 들으며 손해도 면했다고 합니다.

우리 회사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귀금속 세공 과정에서 어느 날 생산한 깨알만한 작은 다이아몬드가 세 개씩 들어가는 동일한 디자인의 반지를 제작하면서 수백 개의 다이아몬드 가운데 한 개의 큐빅이 발견 된 것입니다. 한 직원의 실수로 섞여들어 간 것입니다.

회사는 그날 생산한 동일한 디자인의 반지를 단 한 개도 납품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녹이고 새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혹시라도 큐빅 하나가 섞여있는 다이아반지가 손님에게 판매된다면 회사의 신뢰가 한 번에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공든탑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물 빠질 구멍도 만들고, 공기 빠질 통로도 만들어가며 정성을 다하여 쌓아야 합니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습니다. 하늘까지 닿을 듯 쌓았던 바벨탑이 어디에 있었는지 사람들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무너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높고 멋진 탑도 무너지면 소용이 없습니다.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살아보니 인생의 지름길은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려고 상술을 부리고 잔꾀를 피워본들 결국 마음속 바벨탑일 뿐이었습니다. 쉽게 쌓은 탑은 쉽게 무너졌습니다. 곧고 바른 길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한 길이었습니다. 억지를 쓰고 우격다짐으로 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순리대로 순서대로 진리대로 진행하는 일이 가장 편했습니다.

요즘은 가끔 내 얼굴에 그간의 살아온 흔적이 새겨져있나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이제 얼굴에 책임을 질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날마다 말씀의 거울로 비춰봐야 하고 은혜의 날개아래서 행동해야 하는데 마음과 달리 몸이 한발 앞서가곤 해서 큰일입니다. 늘 기도손이 한발 느리게 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거울을 보면서 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을 골똘하게 생각하며 중얼거렸습니다. -자애로운 얼굴, 넉넉한 마음, 올곧은 심성이 얼굴에 그려지도록 살자! 김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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