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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이면 생각나는 엄마의 나라>



'밀리언 달러 베이비'

최근에 오래된 영화 한편을 보면서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인생을 바꿀만한 영화로 꼽히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입니다.

권투 스포츠를 통해 인생의 참의미를 찾는 내용으로

아버지가 관계가 소원해진 딸을 향해가는 가족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자 복싱선수가 자기의 실제 사연을 자전적 소설로 쓴 것이

뒤늦게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 영화는 누구나 어느 기회에 백만 달러 가치를 지닌 보물을 발견하거나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행운이 오기를 꿈꾸다가도

이내 나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포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Million Dollar Baby는 사실 ‘나’ 자신입니다.

가격을 매겨서 그 가치를 한정시키는 것조차 타당하진 않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나를 낳으시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셨을

내 어머니에게 나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더 먹이고 싶으신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머니의 위대하심과 어머니의 사랑을 박수치며 노래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부모에게 자식이란 돈으로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엄청난 존재입니다.

평생 천국을 품고 사신 우리 어머니는

자신은 까마귀이고 아들인 나를 엘리야이기를 바라고 사셨습니다.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 엘리야처럼

아들이 평생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속에서 살다가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되기를 바라셨습니다.

나는 그런 어머니를 한 살에 헤어져 33년만에 만났습니다.

나와 어머니는 33년간 서로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내 어머니는 그간 오직 아들을 위한 기도의 날들로 평생 ‘아들바라기’로 사셨다고

후에 이모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어머니를 만난 후,

첫 번째 어머니날을 맞은 나는

33년간 못 드렸던 한 맺힌 33개의 카네이션 꽃을 화분에 담아 큰절을 하며

어머니께 안겨드렸습니다.


“이젠 죽어도 소원이 없다”


어머니는 어린애처럼 화분을 들고 좋아하시며 독백처럼 한마디 하셨습니다.


일본에 사는 나는

그후 겨우 두 번 더 4월 29일 ‘쇼와의 날’로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황금연휴를 기해

5월 10일까지 한국 어머니 집에서 어머니와 회포를 풀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황금연휴를 3일 앞두고 어머니를 만날 흥분에 취해 있던 나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비보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결혼할 여자 ‘메구미’도 소개하고,

결혼식을 기해 어머니를 일본으로 모셔서 여행도 시켜드리려던 나의 부푼 가슴이 눈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신지 5년,

어머니날이 아직 좀 남았지만

오늘 카네이션 꽃을 한 묶음 샀습니다.

어머니 기일이 닥치니 심란했습니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꽃을 꽃병에 정성스레 담아서 탁자위에 올려놓고

내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나는 눈물을 꿀꺽 삼키며 “그립고 보고 싶어요. 밀리언 달러 내 어머니!”라고 속삭였습니다.


어머니에게 ‘밀리언 달러 베이비’였던 내가

오늘은 어머니를 “나의 밀리언 달러 어머니”라고 고백해 봅니다.

멀고먼 하늘나라에 계시던 어머니가

어느새 내 마음 가까이에 오셔서 “열심히 교회 잘 다니며

좋은 크리스찬이 되어서 참 착하다”라며 환히 웃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김민호/일본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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